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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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시장점유율 1위(28.5%, 2015년말 기준)인 이마트가 1년여 만에 20만원대 주가를 회복했다. 설 연휴를 앞두고 공개한 지난 4분기 영업실적이 시장의 컨센서스(기대치)를 크게 웃돈 덕분이다.

26일 이마트의 주가는 장중 한때 6.32% 급등한 20만2000원에 거래됐다. 매매일 기준으로 사흘 만에 반등이다.

이 회사 주가는 2015년 9월 이후 마트 간 경쟁 심화와 장기적인 저성장 기조에 따른 민간소비의 위축 탓에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지난해 9월19일엔 신세계로부터 인적분할(2011년 5월1일)한 이후 역대 최저가(15만2000원)로 주저앉기도 했다. 이마트는 2015년 12월 이후로 단 한 번도 20만원을 넘어서지 못했다.

증권업계 애널리스트들은 "일렉트로마트 등 다양한 콘텐츠를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쇼핑 공간을 무기로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며 "올해 주당 27만원선까지 오를 수 있다"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분리경영에 나선 첫 해,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성적표가 긍정이라고 애널리스트들은 강조했다. 신세계그룹의 정용진·정유경 남매는 2015년 이후로 이마트사업과 백화점사업 부문을 나눠 맡고 있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유통담당 연구원은 "경기불황 등 경영 여건이 극도로 악화된 상황에서도 정 부회장이 실적 개선을 이끌어낸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마트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5468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8.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14조7913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8.4% 성장했다.

이준기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할인점의 연간 기존점 성장률이 0.1%에 그쳤음에도 불구하고 별도 기준 영업이익이 늘어난 동시에 자회사들의 적자가 눈에 띄게 감소한 점이 매우 긍정적"이라며 "이는 할인점 저성장으로 인한 디스카운트(할인) 요인이 차츰 해소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실전 호전 덕분에 적정주가 수준도 훌쩍 뛰어올랐다.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등은 이마트의 적정주가를 기존 22만~24만원선에서 27만원으로 일제히 올려잡았다.

여영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상품 경쟁력이 돋보인 실적 개선"이라며 "상품경쟁력은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 유통의 핵심가치라서 이에 따른 실적 개선은 구조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트레이더스와 이마트몰 등이 외형성장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며 "가처분소득, 소비심리 하락으로 인해 가격경쟁력이 높은 자체브랜드(PL) 상품의 실적 성장이 두드러질 것"으로 내다봤다.

2017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6.3%와 6.8% 증가한 15조7000억원과 5839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유진투자증권은 예상했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