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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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을 앞두고 인프라 투자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관련 종목과 펀드 투자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미 원자재 가격이 상당 수준 오른 상태여서 추가 상승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17일 펀드평가업체 제로인이 제공한 원자재 펀드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최근 2개월여간 금+기타금속 펀드의 수익률은 농산물, 원유+에너지 펀드 수익률보다 월등히 높았다.
출처-제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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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TIGER구리실물특별자산상장지수(금속)'는 2개월여 간 수익률이 22.77%에 달했다. 삼성자산운용의 '삼성KODEX구리선물(H)특별자산상장지수[구리-파생]', 한국자산운용의 한국투자KINDEX골드선물인버스2X특별자산상장지수(금-파생)(합성 H)도 각각 18.22%, 14.33%의 수익률을 거뒀다.

이들 종목과 펀드의 수익률이 상승한 건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영향이 크다. 앞서 트럼프는 고속도로, 다리, 터널, 공항 등 1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확대를 공공연히 밝혀왔다.

최근 코트라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자는 임기 초반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해 인프라 정책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코트라는 "트럼프 공약대로라면 2025년까지 3조3000억달러가 필요할 것"이라며 "현재는 최소 1조4000억달러가 부족한 형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미국 정부는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민관 협력 형태로 개발을 진행할 것이고, 국내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 가능성도 확대될 것이란 설명이다.

박수민 삼성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에 가장 기본이 되는 원자재가 구리 철강 등"이라며 "수요 증가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비철금속 기업은 그간 구조조정을 단행한 만큼 수익성도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러한 기대감을 반영하며 철강·비철금속 기업들의 주가는 들썩였다. 지난해 11월 초 대비 포스코 현대제철의 주가(16일 종가 기준)는 각각 12%, 22% 넘게 올랐다. 특히 내실 다지기에 집중한 포스코는 지난해 3분기(연결) 영업이익 기준 '1조클럽'에 재입성하면서 경쟁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비철금속 업체인 고려아연LS전선아시아 풍산 등도 각각 11%, 15%, 26% 상승했다.

향후 전망도 긍정적이다. 김윤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중국 구조조정 기대감이 철강금속업종의 업황 및 주가를 견인하고 있다"며 "관련 수요는 1분기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비철금속 역시 1분기에 긍정적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지표는 물론 아연 등 실물 수급 상황이 긍정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고려아연, 풍산 등을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다만 원자재 가격의 상승세가 이미 진행중인 만큼, 투자에 대한 기대치를 높이진 말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 매니저는 "비철금속 가격은 당분간 상승 흐름을 나타내겠지만 상승폭은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 경제지표와 시장 상황을 잘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비철금속 가운데서도 구리 수요의 50% 이상은 중국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는 "금 가격 역시 우상향 흐름을 유지하겠으나, 달러화와 연동해 움직이는 만큼 변동폭이 확대될 수 있다"며 "트레이딩 관점에서 접근하고 단기 투자에 나서는 편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