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업황 개선, 잘나가는 IT주…"올해 더 질주한다"
국내 증시에서 정보기술(IT)주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반도체 업황 호조와 관련 투자 확대가 계속되고 있어서다.

5일 증시 전문가들은 올해에도 IT주 랠리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있는 만큼 긍정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지난 한 해 전기전자업종지수는 39.91% 오르면서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가장 많이 상승했다. 같은 기간 종목별로는 삼성전자가 49.54%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밖에 SK하이닉스(48.26%) LG디스플레이(31.59%) AP시스템(139.76%) SK머티리얼즈(60.18%) 등이 큰 폭으로 뛰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시가총액이 약 34조3600억원을 기록하면서 현대차(33조7000억원)를 누르고 2위로 올라섰다.

이러한 IT주 강세는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오르면서 반도체 업황과 투자 심리가 개선됐기 때문이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최근 표준제품인 DDR3 4GB(기가바이트) 모듈은 가격이 25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평균 가격(18달러)와 비교하면 두 달 새 38.89% 가량 치솟은 것이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D램은 공급이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면서 가격 상승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올 상반기까지 관련 매출 증가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세계반도체무역협회(WSTS)는 지난해 11월 전 세계 메모리 매출이 78억4000만달러(약 9조36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14년 9월 기록한 최고 기록(75억3000만달러·약 8조9900억원)을 2년2개월 만에 넘어선 것이다.

전문가들은 IT주 랠리가 올해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기술과 제품 사양 발전 등을 감안하면 부품 수요가 증가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앞으로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IoT), 스마트폰 고용량화 등이 확대되면서 메모리 시장의 성장은 계속될 것"이라며 "반도체 전반에 걸쳐 공급 부족 상황이 지속되면서 가격은 강세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김민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3차원(3D) 낸드플래시 투자는 '빅 사이클'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한다"며 "새로운 장비·소재 수요가 늘어나면서 관련 업체들의 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소형 IT주의 경우 '1분기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2005년 이후 코스닥시장에서 IT하드웨어 지수는 매 1분기마다 평균 8.3% 가량 상승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도 중소형 IT주는 1분기 효과가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며 "갤럭시S8 부품 출하에 따른 긍정적인 영향이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국내외 기업들의 반도체 투자 확대에 따른 장비·소재 수요 확대, 원·달러 환율 상승 기조 등도 투자 매력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꼽았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