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2월21일 오전 6시1분

국내 1위 카지노업체 파라다이스의 승부수인 영종도 카지노 복합리조트가 중국발 리스크라는 ‘암초’를 만났다. 내년 4월 1단계 개장을 앞두고 한·중 관계가 냉각되면서 초기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중국인 입장객 유치가 다소 불투명해져서다.
[마켓인사이트] 복합리조트에 베팅한 카지노 1위, '중국발 리스크'에 발목 잡히나
◆3분의 1 토막난 주가

파라다이스 주가는 21일 1만2100원에 마감했다. 연초 대비 32.4% 떨어졌다. 2014년 8월 말 4만1400원까지 뛰었던 주가는 중국 정부가 반부패 정책을 강화한 뒤 지난 2년여간 하락세를 거듭했다.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던 매출도 꺾였다. 지난해 매출(연결 기준)은 사상 최대였던 2014년(6762억원)보다 9.0% 감소한 6154억원이었다. 중국 정부가 2014년 반부패정책 일환으로 외화 반출을 규제해 중국인 VIP 고객 유치가 어려워진 데다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까지 겹쳐서다.

올해도 매출은 제자리걸음에 머물고 있다. 파라다이스에 따르면 올 들어 11월까지 누적 카지노 매출은 지난해보다 6%가량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 7월 한국 정부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 이후 한·중관계가 얼어붙으면서 내년 전망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복합리조트가 개장하는 내년에는 비용 지출이 늘어나지만 매출 성장은 불확실해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파라다이스는 일본 세가사미홀딩스와 손잡고 2012년 설립한 파라다이스세가사미(파라다이스 지분율 55%)를 통해 인천 영종도에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를 건설 중이다. 내년 4월 카지노와 특1급호텔 컨벤션센터 등을 우선 개장한 뒤 2018년 3월 부티크호텔, 스파 등 2단계 개장을 목표로 총 1조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복합리조트 개장 이후 감가상각비가 늘고 인건비 마케팅 등 비용이 증가할 것”이라며 “영업이익은 올해보다 20% 이상 줄어들 전망”이라고 말했다.

◆복합리조트 투자로 재무 부담

복합리조트 사업은 전필립 파라다이스그룹 회장이 진두지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회장은 ‘파라다이스글로벌(전 회장 지분율 67.33%)→파라다이스→파라다이스세가사미’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통해 그룹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전 회장은 비상장사를 활용해 2세 승계 구도를 닦아놓았다. 2011년 3남매가 지분을 갖고 있던 파라다이스인천을 지주사 격인 파라다이스글로벌에 흡수합병시켰다. 당시 10대였던 장녀 우경씨와 장남 동혁, 차남 동인씨가 파라다이스글로벌 지분을 6.7%씩 나눠 가지며 승계 기반을 마련했다.

이후 그룹에 분산돼 있던 카지노사업을 파라다이스에 집중시켰다. 파라다이스는 지난해 파라다이스글로벌의 부산카지노 영업권을 1200억원에 넘겨받은 데 이어 2012년부터 복합리조트 사업 주체인 파라다이스세가사미에 2162억원을 출자했다. 이 사업에는 2018년까지 6000억원가량의 사업비가 추가로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유건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실장은 “2018년까지 복합리조트 투자에 따른 차입금이 늘면서 재무부담이 가중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파라다이스의 부채비율(연결 기준)은 2014년 36.0%에서 지난해 말 55.0%, 올 상반기 말 66.3% 등으로 뛰었다.

파라다이스 관계자는 “영종도 복합리조트는 뛰어난 입지 조건과 첨단 시설을 바탕으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것”이라며 “중국 관광객을 모으기 위한 간접 마케팅을 강화하고, 세가사미와 함께 일본 입장객 유치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