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6.7%였다. 8년 만의 최고치다. 올해도 비슷한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해 중국을 앞지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많은 전문가는 이처럼 빠르게 성장하는 베트남에서 강력한 수혜를 볼 종목으로 LS전선아시아(엘에스전선아시아)를 꼽는다. 베트남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유일한 국내 상장사이기 때문이다.
LS전선아시아, 베트남 고속성장과 '직통 연결'
◆독점한 고전압선 시장

LS전선아시아는 베트남 1위 전선업체다. 고압전선(HV) 중압전선(MV) 저압전선(LV) 등 전력 케이블과 랜케이블(UTP) 광케이블 등 통신케이블을 주로 생산한다. 베트남 북부 하이퐁과 남부 호찌민에 생산 시설을 하나씩 두고 있다.

이 회사의 성장성은 베트남 정부의 전선 지중화 정책과 궤도를 같이한다. 공중으로 전기를 공급하는 저압전선은 가격이 싸고 건설이 쉽지만 교통사고나 테러에 취약해 전력 공급의 안정성을 해치는 단점이 있다. 베트남 정부는 2014년 호찌민에서 트럭이 전신주와 충돌해 도시 절반이 정전되는 사고가 일어난 뒤 전선을 땅 밑으로 묻는 지중화 정책을 본격화하고 있다.

LS전선아시아는 베트남에서 전선 지중화에 쓰이는 고압전선을 생산할 수 있는 유일한 업체다. 2위 업체인 카디비가 최근 고압전선 부문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지만 LS전선아시아와 경쟁하는 수준이 되려면 족히 10년은 걸릴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서재욱 LS전선아시아 사업지원팀장은 “고압전선에 쓰는 절연체를 완벽한 구형으로 만들려면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다”며 “통상 기술개발에 1년, 품질인증에 2년, 입찰 경쟁을 위한 납품이력을 쌓는 데 최소 5년 이상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고압전선은 수입도 쉽지 않다. 부피가 커서 운송비가 많이 들기 때문이다. LS전선아시아가 지난달 베트남 전력청과 500만달러(약 57억원) 규모의 고압전선 생산 계약을 맺을 수 있었던 것도 현지에서 전선을 생산해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한 덕분이다.

◆영업이익률도 뛴다

지중화에 쓰이는 중압전선과 고압전선 생산이 늘면 LS전선아시아의 영업이익률도 개선될 전망이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저압전선의 영업이익 마진율은 2~3%인 데 비해 고압전선은 10%가량”이라며 “올해 5% 후반인 영업이익률이 2020년에는 7%까지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선 원료로 쓰이는 구리 가격이 오름세인 것도 LS전선아시아에는 호재다. 전선을 생산할 때는 선물 등을 이용해 구리 가격 변동에 따른 위험을 헤지한다. 이 때문에 구리 가격이 올라도 영업이익률은 꾸준히 유지된다. 대신 구리가격이 빠르게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 전선 수요가 늘어난다. 고객으로서는 구리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전선을 사두는 편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주가도 투자매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9월 상장한 LS전선아시아 주가는 공모가인 8000원에 비해 30% 이상 떨어졌다. 3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 팀장은 “3분기 전선 판매량이 줄어든 것은 대형 건설 프로젝트가 지연되면서 전선 공급이 늦어졌기 때문”이라며 “4분기에는 전 분기 수준의 판매량을 회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승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LS전선아시아는 내년 예상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9.4배에 불과하다”며 “글로벌 동종업계 평균 PER은 15.5배 수준이어서 LS전선아시아 주가가 재평가받는 시점이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