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 주가가 저점을 지난 것일까? 이달 들어 현대글로비스 주가가 연중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주식을 들고 있지 않던 임원들이 줄지어 지분 매입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주가가 기업 가치 대비 저평가돼 있다며 임원들의 주식 매수를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 임원 5명은 전날 나란히 지분 매입 공시를 제출했다. 이들의 주식 매입 규모는 최소 4500만원에서 최대 3억원에 이른다.

김순복 전무가 가장 먼저 주식 쇼핑에 나섰다. 김순복 전무는 지난 6일 장내에서 500주를 매수했다. 이어 정완식 이사는 8일 400주를 장내에서 사들였다. 김 전무와 정 이사의 주당 취득단가는 각각 14만9500원, 14만9675원이다.

이튿날인 9일 서상석 이사는 임원들 가운데 가장 많은 2000주의 주식을 장내에서 샀다. 주당 취득단가는 15만500원으로 매입 규모만 3억100만원이다. 기존에 주식을 보유하지 않았던 서 이사는 이를 통해 지분이 0.01%로 늘었다. 이태종·황창국 이사대우도 같은 날 각각 1억5000만원(1000주), 4530만원(300주)어치의 주식을 장내 매수했다. 주당 취득단가는 각각 15만원, 15만1000원이다.

임원들의 연이은 지분 매입에 대해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임원들의 개인적 판단에 따른 주식 매수"라며 "회사 측이 주식 매입을 제안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는 이들의 주식 쇼핑이 저점을 지났다는 분석과 무관하지 않다고 풀이했다. 이달 초 주가가 연중 최저치로 떨어진 직후 임원들의 주식 매입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지난 5일 현대글로비스 주가는 장중 14만7000원까지 떨어져내렸다. 올해 1월27일 장중 기록한 연중 최고가(21만2500원)와 비교하면 30.8% 하락한 것이다. 현재 주가는 5일을 기점으로 반등해 15만원 선을 회복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수급 개선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외국인은 지난달 22거래일 중 19거래일을 모두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일평균 1만5361주를 사들였다. 직전 월인 10월은 20거래일 중 11일을 순매수했는데 일평균 매수 규모가 3783주에 불과했다.

이달 들어서는 매집 규모를 더욱 확대하는 모습이다. 이달 2일 4만1788주, 5일 2만2023주, 6일 3만3152주 등 순매수 규모를 확대했다.

증권가의 평가도 호의적이다. 류제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현재 현대글로비스의 주가는 기업 가치 대비해 낮은 수준"이라며 "임원들의 주식 매입 소식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는 현대차 그룹의 수출 하락세가 진정되면서 완성차운송(PCC)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며 "달러 강세에 따른 해외법인의 성장, 반조립제품(CKD)의 마진도 증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