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발행 시장이 연말을 3주가량 앞두고 사실상 폐장했다. 미국 금리 인상 우려 등으로 기업의 자금 조달 수요가 감소하면서 올해 회사채 순상환(상환-발행) 규모는 2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 지주회사인 (주)두산이 이달 16일 75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전날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사전 청약)한 결과 국책은행인 산업은행 한 곳만 300억원의 매수 주문을 냈다.

업계 관계자는 “수요예측에서 못 판 450억원어치는 16일 이후 채권 발행을 대행한 증권사 창구를 통해 개인투자자에게 판매할 계획”이라며 “올해 마지막 수요예측이 실패로 끝나면서 회사채시장이 침체된 분위기 속에 조기 파장을 맞았다”고 말했다. 두산을 끝으로 올해 회사채 발행을 추진 중인 곳은 없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이날까지 국내 기업은 2조5977억원어치 회사채를 순상환했다. 2014년(9772억원어치) 이후 2년 만의 순상환이다.

시장에서는 기업의 회사채 순상환 기조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상만 하나금융투자 자산전략실장은 “건설 조선 등 시장 신인도가 취약한 업종 기업이 회사채 발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전체 회사채 발행량도 올해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