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9일 “대통령직 임기단축을 포함한 진퇴문제를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다”고 밝혔지만 주식시장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불확실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 반응이다.

코스피지수는 29일 전날에 비해 0.26포인트(0.01%) 상승한 1978.39에 마감했다. 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가 발표된 오후 2시30분을 전후해 지수가 1975선에서 1980대 언저리로 다소 높아지긴 했지만 의미 있는 변화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시장 반응이 미온적이었던 이유는 정치 불확실성이 여전히 제거되지 않았다는 점이 우선 꼽힌다. ‘최순실 게이트’가 본격적으로 불거진 지난달 19일 이후 코스피지수는 3.06% 하락해 5개월여만에 지수 2000선을 연일 밑돌고 있다. 이런 위축된 투자심리가 이날도 호전되진 못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대통령 담화 내용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시장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며 “야권이 대통령 조기 퇴진을 수용하기보다 즉각 퇴진을 주장하고 있어 시장 불안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대통령 담화가 시장에 추가적인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는 악재까지는 아니라는 평도 적지 않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정치 일정과 담화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은 까닭에 증시에는 호재도 악재도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국내 정국이 여전히 교착상태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면서 향후 증시에는 미국 금리 인상이나 신흥국 자금동향 같은 대외 변수 영향이 강해질 것이란 시각이 많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141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김동욱 / 최만수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