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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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지수가 또 600선을 내줬다. 지난 8월까지도 700선을 두고 줄다리기를 펼쳤던 코스닥시장이 이제 600선을 지켜내는 것도 힘에 부친 모습이다. 수급과 미국 대선, 중국의 한류 금지령, 탄핵 정국 등 대내외 이슈가 모두 코스닥 시장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4일 오전 10시49분 현재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8.45포인트(1.41%) 하락한 592.04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1.71% 하락한 데 이어 이틀째 1% 넘게 급락세다.

전문가들은 국내외 정치 이슈가 수급을 불안하게 만들면서 하락세를 불러왔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 시장은 국가 정책 영향을 크게 받는다"며 "국내외적 요인에 투자심리가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시황정보팀장도 "유가증권시장은 외국인과 기관이 어느 정도 균형을 맞추며 수급을 유지하고 있어 괜찮지만 코스닥 시장은 너무 장기간 순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외국인과 기관은 코스닥 시장에서 4분기 들어 각각 2228억원, 3042억원을 순매도(개인 7372억원 순매수)하며 강한 팔자세를 이어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도 코스닥 시장의 하락세에 한 몫 거들었다는 평가다.

이선엽 팀장은 "트럼프 수혜주는 대부분 대형주에 몰려 있다"며 "중소형주 위주인 코스닥 시장에 트럼프 피해주가 많은 것도 최근 지수 하락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경수 센터장은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관련 정책의 영향도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앞으로 제조업 등 전통산업으로 회귀할 것이란 우려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발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이슈도 중소형주를 괴롭혔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시장은 최근 중국의 한한령(韓限令) 이슈가 불거지면서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다"며 "사드 배치 이후 중국의 보복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맥을 못추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코스닥 지수가 반등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돼 빠른 반등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대형주 위주로 상승세가 나타나면서 중소형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됐을 것"이라며 "이달 들어 두 번째로 600선이 무너지자 우려하던 투자자들의 매도 물량도 나오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중소형주가 하락 패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있는 만큼, 당분간 반등은 어렵다는 판단이다.

전문가들은 지수 변곡점은 내년 초가 될 것이라는 데 입을 모았다. 국내에서는 탄핵 정국이 마무리되고 미국에서는 트럼프 당선자의 권력 이양기가 지나면 증시가 안정을 찾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선엽 팀장은 "지수는 바닥권에 왔다고 보지만 수급 회복이 이뤄지지 않으면 반등은 늦어질 수 있다"며 "트럼프 당선자의 취임 이후에는 시장이 안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경수 센터장도 "내년 초중순 국내 내부 정책이 진정되면 증시 예민도가 떨어질 것"이라며 "이 시기 미국에서도 트럼프 당선자의 권력 이양기가 지나며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완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