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커피값 오른다"…농심·오뚜기·동서 상승세
라면·맥주·커피 가격이 줄줄이 오를 것이란 전망에 식음료주가 들썩이고 있다. 올 들어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내수 침체 여파로 부진하던 식음료주가 가격 인상을 계기로 상승세를 탈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농심은 1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2% 오른 33만6500원에 장을 마쳤다. 전날 10.1% 급등에 이어 이틀 연속 상승세를 탔다. 올 3분기 영업이익(228억원)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39.3%나 줄어드는 등 부진한 실적을 거뒀지만 라면 가격 인상으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란 기대에 투자금이 몰렸다.

"라면·커피값 오른다"…농심·오뚜기·동서 상승세
라면 가격 인상설은 꾸준히 나왔지만 업체들은 정부 눈치를 보느라 가격을 올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바구니 물가에 영향을 주는 서민 식품이란 이유에서다. 그러나 증권가에선 최근 정국 불안으로 정부 통제가 느슨해진 사이에 라면업체들이 전격적으로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오소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정권 교체기에 진입한 데다 업체들의 영업이익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가격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국내 라면시장의 56%를 점유하고 있는 1위 업체 농심은 가격 인상 시 가장 큰 수혜를 받을 전망이다. 진라면 진짬뽕 등을 만드는 2위 업체 오뚜기도 가격 인상 수혜 업종이다. 오뚜기 주가는 가격 인상 가능성이 반영돼 이틀 동안 11.9% 올랐다. 짬뽕라면 부대찌개라면 등 잇따른 신제품 출시로 과열된 시장 분위기가 최근 가라앉으면서 광고영업비 부담이 줄어들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커피값 인상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지난 15일 기준 아라비카 원두 선물가격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7% 급등한 파운드당 1.55달러까지 치솟은 탓이다. 커피업체들이 재료비 상승분보다 더 높게 제품 가격을 올릴 것이란 기대에 동서(1.87%) 남양유업(1.48%) 매일유업(0.12%) 주가가 일제히 상승세를 탔다.

맥주 가격 인상에도 증권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업계 1위인 오비맥주가 가격을 인상하면서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도 조만간 값을 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오비맥주의 점유율을 빼앗기 위해 가격 인상 시점을 내년 이후로 미룰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박애란 현대증권 연구원은 하이트진로에 대해 “최근 3년간 잃은 점유율을 회복하고 있고 내년 가격 인상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주가가 더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