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이 운행 중인 B737-800 항공기
제주항공이 운행 중인 B737-800 항공기
제주항공이 지난 3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저유가(유류비 절감)와 주요 노선 확장 등이 긍정적 영향을 줬다. 그러나 실적과 달리 주가는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15일 전문가들은 제주항공 실적이 마침내 제자리를 되찾았으나, 항공기 도입 등 관련 리스크(위험)가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제주항공은 3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 382억원, 매출 2217억원을 기록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27.4%, 33.1%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기존 최대였던 작년 1분기 216억원을 6분기 만에 경신했다. 매출도 485억원 늘어나 역대 최대치를 새로 썼다.

제주항공 측은 우호적인 외부 환경과 주요 노선 확장, 신규 취항 등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윤소정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주항공이 기다리던 실적 정상화 구간에 들어섰다"며 "호조를 보인 근거리 국제선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또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리면서 그간 불확실성을 해소했다는 판단이다.

제주항공은 작년 이맘때 상장한 뒤 그동안 내놓은 실적이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밑돌면서 우려를 키운 바 있다. 그러나 3분기 컨센서스인 영업이익 355억원, 매출 2090억원을 웃돌아 관련 불확실성을 떨쳐냈다.

다만 안정세로 접어든 실적과 달리 주가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오후 2시54분 현재 제주항공은 전날보다 350원(1.18%) 내린 2만9350원을 기록하고 있다. 제주항공 주가는 연초 4만원 부근에서 거래됐으나 등락을 거듭하며 3만원선 아래로 밀려났다.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3분기를 지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민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달은 연간 가장 비수기에 들어서는 시점으로 공항 이용객 수 등이 떨어질 수 있다"며 "제한적이지만 단거리 노선 중심으로 경쟁 심화에 대한 우려감도 존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항공과 경쟁사가 항공기를 추가로 들여오는 점도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항공기 도입은 외부 환경에 따라 이자와 재무구조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주항공이 항공기를 도입하는 데 따른 리스크가 주가에 반영되고 있을 것"이라며 "경쟁사도 항공기를 도입할 계획이 있어 늘어나는 공급에 따라 수익률(yield) 우려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현재 항공기 25대를 운영하고 있으며 남은 4분기 중 1대를 추가로 도입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최소 4대 가량을 더 들여올 방침으로 알려졌다.

경쟁사인 진에어는 22대, 에어부산은 16대를 운영 중에 있다. 에어부산은 연말까지 3대를 추가로 들여올 계획이며 내년에도 비슷한 규모로 항공기를 도입할 예정이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