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신규 상장사들이 기업공개(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이 6년 만에 최대치를 달성할 전망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지금까지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 새로 입성한 61곳의 공모액은 총 5조1천131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공모액은 118개사가 상장된 작년 실적(4조5천231억원)을 이미 뛰어넘었다.

이에 따라 올해 전체 공모액은 사상 최대였던 2010년(10조908억원)에 이어 역대 2위를 기록할 전망이다.

올해 신규 상장 기업 수는 작년보다 줄었지만 공모액이 늘어난 것은 덩치가 큰 삼성바이오로직스 덕분이다.

지난 10일 코스피에 입성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모액은 2조2천496억원이다.

연말까지 아직 한 달여 남아있지만 올해 신규 상장사의 전체 공모액이 2010년 수준에는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 관계자는 "코스피에는 이미 공모 절차를 끝낸 두산밥캣이 18일 상장되는 것을 포함해 3개사 정도가 추가 상장될 수 있지만 공모액은 총 4조4천억원 안팎에 그칠 전망"이라며 "코스닥에서 30곳가량이 더 상장되더라도 공모액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올해 시장별 공모 규모를 보면 이날 현재까지 코스피가 11개사, 3조2천920억원이고 코스닥은 50개사, 1조8천211억원이다.

애초 거래소는 6월 초순까지만 해도 올해 공모 규모가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올해 공모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던 호텔롯데가 지난 6월 그룹 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 때문에 상장 계획을 무기한 연기하면서 사상 최대 기록 경신에 대한 기대를 접게 됐다.

증권가는 당시 호텔롯데 공모액이 5조원 안팎으로, 역대 최대 규모였던 삼성생명 기록(약 4조9천억원)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올해 전체 공모액이 6년 만의 최대치에 달할 정도로 크지만 거래소 내부에서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호텔롯데의 상장 계획에 차질이 빚어진 것은 아쉬운 대목"이라며 "그러나 큰 기업의 상장과 외국 기업의 상장을 많이 유치한 점은 올해의 성과로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ev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