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은 10일 '트럼프의 미국'과 관련해 "앞으로 한국경제가 여러 면에서 변화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고물가 환경 속에서 수출 단가가 인상되며 기업실적이 개선되는 등 수혜를 예상해 볼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이 증권사 홍춘욱 투자전략팀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인이 자신의 공약(감세, 인프라 투자 확대 등)을 실제로 추진한다면 고물가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장기적으로 볼 때 한국경제는 보호무역주의적 정책 시행 가능성이 부각되며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오히려 수출단가가 인상되며 기업실적이 개선되는 등 긍정적인 점도 기대해 볼 만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반(反)이민 정책 시행 및 대규모 재정적자 등에 따른 고물가·고금리 여건은 달러의 강세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며 "달러강세 국면에선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의 상승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한국 수출기업의 경쟁력을 다소나마 개선시켜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또 "수입물가의 상승을 유발해 디플레 우려를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분명한 것은 인플레 국면에서 한국의 수출제품 가격 인상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은 한국경제에 빼놓을 수 없는 호재"라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 이후 가장 큰 문제는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으로 꼽혔다.

홍 연구원은 "지난 5월 CNBC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옐런의장을 교체할 것'이라고 언급한 데 이어 9월13일엔 '옐런 의장은 정치적으로 저금리를 지속한다'고 지적하는 등 연준에 대해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바 있다"고 전했다.

중기적으로는 달러강세에 따른 달러 대비 원화의 상승 그리고 주식시장의 강세 흐름을 홍 연구원은 예상했다.

그는 "달러의 강세가 한국에 가해지고 있는 디플레이션 압력을 완화시킬 수 있다고 본다"면서 "주식시장의 경우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KOSPI PBR)이 2009년 이후 평균(1.4배)을 크게 밑도는 등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수출단가의 반등에 힘입어 기업이익 전망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내년 상반기 중 한국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치에 도전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도 홍 연구원은 유지했다.

그는 "인플레 기대가 부각되는 국면에 한국의 수출주 및 가치주가 강세를 보였던 경험을 감안할 때 이들 주식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기울일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