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대표 후보 추천위 개최…KB-현대證 합병 결의 이사회

통합 KB증권이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과 전병조 KB투자증권 사장의 각자대표 체제로 출범한다.

현대증권은 1일 오후 대표이사 후보 추천위원회를 열어 통합 KB증권의 초대 사장에 윤경은·전병조 대표를 추천했다.

공동대표 체제는 경영과 관련된 사안들을 결정할 때 모든 대표가 동의해야 하지만, 각자대표 체제는 각 대표가 각기 다른 사업 부문을 맡아 해당 분야에 대해 독립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다.

구체적인 사업 분장이 아직 이뤄지진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각 대표의 특장점을 고려할 때 전 대표가 투자은행(IB) 부문, 윤 대표가 자산관리(WM) 부문 쪽을 주로 맡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애초에는 증권업계 경험이 풍부한 전직 증권사 대표나 KB금융 내 인사가 초대 수장으로 선임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통합 초기인 만큼 두 증권사의 효율적인 물리적·화학적 결합을 위해 각자대표 체제가 선택된 것으로 보인다.

현대증권은 "리테일 브로커리지(주식위탁매매)에 강점이 있는 현대증권과 홀세일(Wholesale) 부문에 강점이 있는 KB투자증권 간 합병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후보 선정"이라고 설명했다.

외국계 금융회사인 제럴드 한국지사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한 윤 사장은 신한금융투자 트레이딩그룹 부사장 등을 거쳐 현대증권과 솔로몬투자증권 대표이사를 지냈다.

전 사장은 기획재정부 본부국장 출신으로 NH투자증권과 대우증권 IB부문 전무 등을 역임했다.

이후 KB투자증권에서도 IB부문 부사장을 거쳐 대표이사로 재직해왔다.

이들은 오는 12월15일로 예정된 현대증권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최종 선임이 확정될 예정이다.

KB금융지주와 KB투자증권, 현대증권은 이날 각사에서 합병 결의 이사회도 개최해 현대증권을 존속법인으로 하고 KB투자증권을 소멸법인으로 하는 내용의 합병안도 결의했다.

KB금융 측은 "흡수합병을 통해 경영 효율성을 증대시키고 시너지를 창출함으로써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전환해 나갈 것"이라며 "특히 시장 선도적인 자산관리 사업을 전개해 기업가치를 제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까지 안갯속이던 대표이사 인선까지 마무리됨에 따라 통합 KB증권의 출범 작업은 한층 더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금융당국의 합병 인가, 합병 승인 및 대표이사 선임 주주총회 등을 거쳐 통합 KB증권은 내년 1월 1일 출범할 계획이다.

일정대로 통합 작업이 진행되면 내년 상반기 말 자기자본 기준으로 통합 미래에셋대우(6조7천억원)와 NH투자증권(4조5천500억원)에 이은 업계 3위의 대형 증권사(3조9천500억원·양사 자기자본 단순 합산)가 탄생하게 된다.

한편 현대증권은 지난달 KB금융지주와의 주식교환으로 KB금융지주의 100% 자회사로 전환됨에 따라 이날 상장 폐지됐다.

현대증권의 전신인 국일증권이 1975년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입성한 지 41년 만에 주식시장에서 사라지게 됐다.

현대증권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바이 코리아(Buy Korea) 펀드'를 출시해 펀드 열풍을 불러일으키며 국내 금융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그러나 현대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2013년 12월 매각을 결정하면서 영업력에서 유무형의 타격을 받았다.

현대증권은 작년 10월 일본계 금융자본인 오릭스에 넘어갈 뻔했다가 매매계약이 무산되는 우여곡절 끝에 KB금융지주 품에 안겼다.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sj99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