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0월31일 오후 3시55분

대성산업그룹이 주력 계열사인 대성산업의 재무지표 악화로 고심하고 있다. 대성산업이 2011년 이후 매년 적자행진을 이어가면서 모회사이자 그룹 지주회사인 대성합동지주도 연쇄적인 타격을 입고 있기 때문이다. 대성합동지주는 알짜 계열사인 대성산업가스까지 매각하기로 하는 등 자구책을 동원하고 있지만 투자은행(IB)업계 일각에서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마켓인사이트] 대성산업그룹, 주력사 대성산업 재무 악화에 '알짜 계열사' 줄줄이 매각 나서
◆줄 잇는 자산·계열사 매각

31일 IB업계에 따르면 대성합동지주는 보유하고 있는 대성산업가스 지분 40%를 매각하기 위해 이달 초 잠재 인수후보자에 매각안내서(티저레터)를 발송할 예정이다. 대성합동지주는 내년 4월까지 매각을 완료해 4000억원 안팎의 자금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대성산업가스는 지난해 영업이익 538억원을 올리는 등 매년 꾸준한 이익을 내고 있다. 대성합동지주가 이처럼 ‘알짜회사’로 꼽히는 대성산업가스 지분을 매각하는 것은 대성산업의 회사채 상환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대성산업은 내년 3~4월 산업은행에 회사채 총 2720억원어치를 상환해야 한다. 대성산업이 자력으로 갚기 힘들어 대성합동지주의 자금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대성산업은 2011년 개장한 서울 신도림 대형복합상업시설 디큐브시티를 짓는 과정에서 대규모 자금을 쏟아부은 데다 이 시설의 미분양과 건설 및 유통 사업부문 실적 악화로 매년 적자를 내면서 자금사정이 나빠졌다. 2013년 한 해에만 영업손실 2160억원(연결기준)을 냈고 올해 상반기에도 손실 80억원을 기록했다. 적자가 누적되면서 결손금(순자산 감소 누적액)은 지난 6월 현재 9014억원에 이른다. 1년 이내에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는 8465억원인 데 비해 1년 이내에 현금화가 가능한 유동자산은 1674억원에 머물고 있다. 통상 200% 이상이어야 안정권인 유동비율이 19.8%에 불과한 것이다.

대성산업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2011년부터 서울 인사동 사옥과 가산동 아파트형 공장, 디큐브호텔, 디큐브백화점 등 주요 자산을 매각했다. 이어 올 8월에는 ‘캐시카우(수익 창출원)’이던 자회사 대성쎌틱에너시스 지분까지 처분했으나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석유·가스에서 활로 찾겠다”

대성산업의 부실은 대성합동지주에도 위협이 되고 있다. 대성합동지주는 2011년 이후 유상증자 참여로 대성산업에 총 2712억원을 지원했다. 대성합동지주가 보유한 총자산(별도기준 3863억원)에 맞먹는 규모다. 대성산업에 대한 담보 제공액은 8993억원에 이른다. 대성산업이 부채를 제대로 갚지 못하면 대성합동지주가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다.

대성산업그룹은 대성산업의 석유·가스 유통사업에서 활로를 찾겠다는 복안이다. 석유·가스 유통부문은 올해 상반기 회사 매출 4406억원 가운데 약 70%(3045억원)를 차지했다. 대성산업은 향후 추가로 임차하는 주유소와 가스충전소에서 매출을 확대해 흑자전환의 발판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대성산업그룹 관계자는 “대성산업가스가 성공적으로 매각되고 대성산업이 적자에서 벗어나면 그룹 재무지표는 빠르게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