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후 체제' 파리협정 내달 4일 발효…신재생에너지주의 '부활'
유엔 기후변화협약(파리협정) 발효와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친환경 산업 성장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뿐 아니라 에너지 관리와 전기자동차 시장까지 커지는 계기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신재생에너지주 ‘겹경사’ 맞나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표적 풍력 관련주인 동국S&C 주가는 올 하반기 들어 37.5%, 태웅은 57.3% 올랐다. 태양광 관련주인 한화케미칼은 같은 기간 17.4%, 신성솔라에너지는 18.7% 상승했다.

다음달 4일 발효되는 파리협정에 대한 기대가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신기후 체제’로 불리는 파리협정의 목표는 지구의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2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다. 196개국이 탄소 배출량 감축 계획을 제출했다. 한국은 2030년 배출 전망치보다 37% 감축하기로 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파리협정 발효는 신재생에너지에 관한 시장 관심을 촉발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기후 체제' 파리협정 내달 4일 발효…신재생에너지주의 '부활'
지난해 기준 세계 신재생에너지 관련 투자 규모는 1859억달러다. 저유가 기조 속에서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과 미국 정부를 중심으로 인도 등 신흥국까지 관련 투자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다음달 8일 치러지는 미국 대선도 신재생에너지 시장 확대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지지율 1위인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는 미국 전기 생산량 중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한슬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클린턴이 공약을 달성하려면 재임 기간 연평균 25GW 규모의 태양광 설비 설치가 필요하다”며 “미국 수요가 태양광발전 원재료인 폴리실리콘 가격을 떠받칠 것”으로 내다봤다.

◆‘에너지 관리주’도 주목

파리협정 발효를 계기로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 시장도 관심을 받고 있다. ESS는 생산 전력을 저장한 뒤 필요한 때 사용할 수 있도록 해 효율을 높이는 시스템이다. 신재생에너지는 생산이 연속적으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ESS가 필수다. 업계에 따르면 세계 ESS시장은 지난해 기준 15억달러에서 2020년엔 15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란 예상이다.

LG화학은 최근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을 통해 내년 ESS 관련 매출 목표를 올해보다 80% 늘어난 5000억원까지 높여 잡았다고 밝혔다. 미국 캘리포니아 ESS프로젝트를 수주한 삼성SDI 역시 2020년까지 3조원을 투자해 생산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스마트그리드는 2020년까지 3조9076억원의 투자계획을 짠 한국전력을 중심으로 시장이 커지고 있다. 한전은 LG유플러스와 손잡고 스마트계량기(AMI)와 사물인터넷(IoT)을 결합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누리텔레콤은 AMI시스템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전기차산업을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동열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등이 자동차 배출가스 연비 규제를 강화하면서 시장이 확대될 여지가 크다”며 “완성차업체뿐 아니라 만도 우리산업 등 부품업체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