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 질문 쏟아져…"심기일전, 도약기회 만들겠다" 고개숙여

27일 서울 삼성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시주주총회의 실질적인 화두는 '갤럭시노트7 사태'였다.

공식적인 의안은 프린팅솔루션사업부 분할계획서 승인, 이재용 사내이사 선임 등 2가지였지만 개막 직후부터 마지막까지 갤노트7과 관련한 원인과 대책, 책임소재 등을 따지는 주주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의장인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인사말에서부터 갤노트 7 단종 사태를 언급하며 "이번 일을 계기로 품질점검 프로세스를 전면개편하고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을 공급해 고객들로부터 더욱 신뢰받을 수 있는 브랜드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권 부회장은 안건 상정 이후 질문 기회를 드리겠다고 안내하며 진행을 속개하려 했지만, 회의장에서는 오히려 "빨리빨리 하니까 이번 사태가 터진 것 아닙니까"라는 원성이 터져 나왔다.

한 주주는 "삼성전자가 갤노트 7 폭발에 대응을 잘못했기 때문에 판매 중단까지 온 것"이라며 "집행부가 옛날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 때와 같은 마음을 갖고 새롭게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또 "회사가 몇십 년간 쌓아온 이미지를 하루에 버렸는데 이렇게 끝내서는 안 된다"며 "누군가 책임지는 모습은 분명히 보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총회 막바지에는 IM(IT스마트폰)부문을 이끄는 신종균 대표이사 사장이 따로 시간을 내어 입장을 발표했다.

신 사장은 거듭 사과의 뜻을 전하며 끝까지 원인을 규명해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이어지는 주주들의 질문에 진땀을 흘려야 했다.

주주로 참석한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갤노트7 발화의 원인과 대응과정 등을 따져 물으며 책임있는 답변이 이어지지 않는다면 "주주대표 소송도 각오하셔야 할 것"이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신 사장은 답변 과정에서 갤노트7 1차 리콜로 교환한 제품에는 삼성SDI가 만든 배터리를 전혀 탑재하지 않았다고 새롭게 밝혔다.

갤노트7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발화원인을 찾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김 교수는 또 "갤노트7 문제는 단순히 기술적 차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회사의 의사결정 구조, 경직적인 조직문화가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재용 부회장이 사내이사가 됐으니 기술적인 차원을 넘어 회사 조직문화와 지배구조와 관련해 이사회에서 심도있는 논의를 통해 개선해달라"며 "이 부회장이 자신의 말로 설명함으로써 리더십을 보여주고 그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질 것을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권 부회장은 마지막까지 "다시 한 번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심기일전해 더 도약하는 기회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noma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