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이후 주가가 치솟은 삼성카드에 공매도가 집중되고 있다. 실적을 비롯한 기업의 펀더멘털(내재가치)에 비해 이 회사 주가가 고평가됐다는 분석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4일 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카드의 공매도 거래 비중(공매도 거래량/주식 거래량)은 지난달 29일 21.4%, 30일에는 19.7%를 각각 기록했다. 지난달 삼성카드의 평균 공매도 거래 비중(7.34%)보다 세 배 정도 높은 수준이다.

이 여파로 삼성카드는 지난달 3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3.47% 떨어졌다. 4일에는 소폭(0.2%)이나마 오른 5만200원에 마감했다.

삼성카드는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사주 2536억원어치를 사들인다고 지난 8월31일 발표했다. 다음날인 지난달 1일부터 이날까지 자사주 238만1895주를 1232억원에 사들였다. 같은 기간 주가는 13.4% 오르는 효과를 낳았다.

삼성카드 주가는 올 들어 본격화된 기관투자가들의 순매수(1조6383억원)로 상승세를 탔다. 올초부터 이날까지 주가는 62.7% 상승했다. 이 회사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석 달 전 13.55배에서 16.59배로 뛰었다. 금융업종 평균 PER(9.87배)을 크게 웃돈다.

김도하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가 수준에서 상승 여력은 크지 않다”며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유지(홀드)’로 하향 조정했다. ‘유지’는 증권업계에선 사실상 ‘매도’ 의견으로 받아들이는 게 통례다.

삼성카드가 자사주를 취득한 배경을 놓고도 해석이 분분하다. 유상감자를 앞둔 정지작업이라는 평가도 있다. 유상감자는 기업이 주식 수를 줄여 자본금 일부를 주주에게 환원하는 것이다. 기업에 쌓여 있는 현금을 주주들에게 나눠준다는 의미에서 배당과 비슷하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