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STX조선해양을 정상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고성조선해양, STX프랑스와 함께 묶어 매각하는 ‘패키지 매각’을 검토 중이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3부(수석부장판사 김정만)는 오는 14일로 예정된 STX조선해양의 2·3차 관계인 집회에서 회생계획안이 통과되면 패키지 매각 가능성을 열어놓고 회생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호텔 체인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한 영국계 업체가 세 회사를 묶어서 인수할 뜻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크루즈선을 건조하는 STX프랑스의 기술력에 큰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패키지 매각이 성사되면 이 회사는 STX조선을 크루즈 선박 제조사로 전환할 구상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성조선해양은 STX조선이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지만 별도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다. STX프랑스 지분은 STX조선의 손자회사인 STX유럽이 66.66%를 갖고 있고, 나머지는 프랑스 정부가 보유하고 있다.

법원은 회생계획안이 통과되지 않은 시점에 매각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법원 관계자는 “영국 업체가 관심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입찰에 참여할지 등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며 “프랑스 정부가 패키지 매각에 찬성할지도 변수”라고 말했다. 프랑스 정부는 STX프랑스의 크루즈선 제조 기술의 해외 유출에 민감해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 위기와 업계 불황 등의 여파로 STX조선은 지난 5월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고 법원은 6월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내렸다.

조사위원인 한영회계법인이 지난달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STX조선의 계속기업 가치는 1조2604억원, 청산 가치는 9184억원으로 나왔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