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선
사진=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선
삼성중공업이 올해 첫 수주를 따냈다. 이는 지난해 10월말 이후 11개월 만이다.

삼성중공업은 30일 유럽 선사와 18만㎥급 액화천연가스(LNG)선 2척의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금액은 약 4200억원으로 1척은 이날 계약이 발효됐고 나머지 1척은 연내 계약이 발효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이 이번에 수주한 LNG선은 화물창 내부의 자연 기화율을 낮춘 '마크(Mark) V' 방식 화물창을 적용한 선박이다.

LNG선에서는 화물창 내부의 LNG가 매일 0.09~0.1% 가량 천연가스로 자연 기화되는데, 새 화물창은 이 비율을 0.075%로 낮췄다. 자연 기화되는 가스량을 최대 25% 가량 감축한 것이 특징이라는 설명이다.

통상 LNG선은 자연 기화된 천연가스를 엔진 연료로 사용한다. 연료로 쓰고도 남는 잉여 가스는 별도의 연소 시스템을 통해 태워버리거나, 액화시켜 화물창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새 화물창의 경우 자연 기화율이 줄어든 만큼 잉여가스 발생량도 감소하고, 그 만큼 운송 효율이 개선된다. 이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는 연간 약 100만 달러로, 20년간 운항 시 누적 절감효과는 2000만 달러에 달한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선박 운영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새로운 화물창의 등장으로 LNG선 시장의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면서 "원천기술을 보유한 프랑스 GTT사와 작년 3월부터 협력해 온 결과 마크V 타입의 LNG선을 세계 최초로 수주하며 시장을 선점하게 됐다"고 했다.

회사 측은 첫 수주에 이어 삼성중공업의 후속 수주 행보도 기대된다고 전했다.

삼성중공업은 이탈리아 ENI사가 진행하는 모잠비크 FLNG 입찰에서도 지난 1분기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연내 본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삼성중공업과 프랑스 테크닙, 일본 JGC 등이 컨소시엄으로 수주하는 이 프로젝트에서 삼성중공업의 계약 금액은 3조원에 달한다.

또 삼성중공업은 인도 게일(GAIL)사가 진행하는 LNG선 입찰에도 단독으로 참여하고 있다. 앞으로 LNG선 4~6척의 수주가 기대된다. 뿐만 아니라 영국 BP가 발주하는 대형 해양생산설비 최종 입찰에도 참여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덧붙였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