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2일 새벽(한국시간) 끝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내리자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안도 랠리'로 반응했다.

이날 오전 9시 33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0.44포인트(1.00%) 오른 2,056.43을 나타내고 있다.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4.32포인트(0.70%) 뛴 2,050.31로 출발한 뒤 상승세를 이어가며 2,060선 고지도 노리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미뤄지면서 신흥국 주식 등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국내 주식시장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연준은 이번 FOMC에서 현 기준금리인 연 0.25~0.50%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제로 금리를 유지하다가 지난해 12월 0.25%포인트 올린 미국 기준금리는 올 들어 열린 6차례 회의에서는 모두 동결된 셈이 됐다.

미국 경제의 성장세가 아직은 확고하지 않아 초저금리를 당분간 유지해야 한다는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의 목소리가 반영된 결과다.

이와 함께 연준은 2017∼2018년 예상 금리인상 횟수를 당초 3차례에서 2차례로 낮춰 잡았다.

또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을 기존의 2.0%에서 1.8%로 낮추면서 향후 3년간 경제 성장 전망도 더딜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은 FOMC가 12월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있으나 글로벌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이전보다 약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영실 KB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9월 FOMC의 금리 동결 결정에 대해 "미국의 고용 및 일부 경제활동의 성장은 개선됐으나 물가상승률 목표치인 2%를 계속 밑돌면서 추가 경기 개선 신호를 기다리기로 한 것"이라며 "여전히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남아 있지만 미국 경제의 확장세에 대한 의구심 부각 등으로 이전 대비 시장 영향력은 약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금리 동결에 따른 국내 주식시장의 안도 랠리가 과거보다 짧게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의 경우 10월 회의에서 금리인상을 시사한 이후 미국 주식시장이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반영하며 랠리를 멈췄다"며 "이번에도 연준이 연내 금리인상을 시사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주식시장은 속도 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오 연구원은 "코스피가 연말까지 1,950~2,120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한 견해를 유지한다"며 "업종별로는 경기민감주의 강세를 예상하지만, 지수 상승세가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업종별 순환매의 흐름으로 접근하는 것이 더 유리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윤창용·선성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오는 26일 미국 대통령 선거 1차 TV 토론회가 시작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며 "이탈리아 헌법 개헌 국민투표와 포르투갈 신용등급 강등 우려, 글로벌 경제의 느린 회복세도 위험자산 투자심리 개선에 장애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향후 1~2개월 동안 전반적인 자산 가격의 박스권 흐름이 연장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충격이 없다면 연내 금리인상을 예상한다"는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발언을 들어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채현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 내부에서는 전반적으로 금리인상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며 "연준의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을 반영하는 과정에서 11월 미국 대선과 관련한 불확실성 등을 고려하면 10월 이후의 시장 변동성이 재차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FOMC 회의 결과 및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기조가 여전히 경기 부양적 기조이지만 미국의 경우 추가 금리인상이라는 경계감을 무시할 수 없고 일본은행의 수익률 곡선 조절 정책은 장기국채 금리의 하방 경직성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면서 "채권과 같은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를 약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글로벌 금융시장의 최대 이벤트였던 FOMC 회의가 끝나면서 투자자들은 미국 시간으로 26일 오후 9시(한국시간 27일 오전 10시) 열리는 미국 대선 1차 TV 토론회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오태동 연구원은 "'투자 시계'는 이제 9월 27일 오전 10시로 향하고 있다"며 "주식시장은 짧은 랠리를 보인 후 미국 대선 동향을 지켜보며 관망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goriou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