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와 애플에 대한 평가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리콜로 갤럭시노트7 논란이 수습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와 애플의 반사이익이 예상된다는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양사 주가도 기대감을 반영하며 동반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3만1000원(2.03%) 오른 155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 13일 4.23% 오른 뒤 이틀째 강세를 나타냈다.

앞서 삼성전자 주가는 배터리 결함 논란이 불거진 지난 9일부터 이틀간 10.88% 급락해 150만원 선 아래로 곤두박질쳤다. 삼성전자 주가가 종가 기준 150만원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7월13일 이후 두 달여만이다.

그러나 이재용 부회장이 책임 경영을 위해 등기이사를 맡기로 하면서 투자 심리가 개선됐다. 또 이날부터 국내에서 배터리 발화 우려가 있는 갤럭시노트7 교환을 시작하면서 논란이 수습되고 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국내에선 오는 27일께, 미국은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제품 교체를 마무리 짓고 판매를 재개할 예정이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노트7 논란이 수급 국면에 진입했다"며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가 삼성전자 측이 준비한 새 제품에 대해 안전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CPSC는 새 제품에 신뢰성을 부여했다"며 "다른 기관으로부터 추가 조치를 받을 가능성도 현저히 낮다"고 설명했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도 "CPSC가 공식 리콜을 예상보다 빨리 발령해 불확실성 완화가 기대된다"며 "삼성전자 인지도와 제품 신뢰 훼손은 영향이 제한적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볼때 선제적인 고강도 리콜 조치가 소비자 신뢰도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했다. 또 핵심 부품 공급처가 다양해지는 효과도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이폰7. 사진=애플 홈페이지 갈무리
아이폰7. 사진=애플 홈페이지 갈무리
그러나 갤럭시노트7의 판매 공백기가 예상보다 길어짐에 따라 애플이 반사이익을 볼 것이란 분석도 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판매가 시작된 아이폰7과 아이폰7 플러스는 혁신이 부족하다는 비판에도 소비자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미국 이동통신사인 T모바일과 스프린트 등에 따르면 두 기종은 예약 판매량이 2년 전 아이폰6와 아이폰6S 출시 때보다 약 4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제트블랙 색상의 경우 사전 예약 단계부터 동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 호조에 애플 주가는 지난주 4거래일 연속 상승해 한 주간 11.43% 치솟았다.

이날 국내 증시에서는 아이폰7 판매가 호조를 보인다는 소식에 수혜 기대주인 LG이노텍과 슈피겐코리아 주가도 급등했다.

LG이노텍은 전거래일 대비 5500원(7.05%) 뛴 8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회사는 아이폰7 플러스에 듀얼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고 있다.

슈피겐코리아는 3800원(7.21%) 치솟은 5만6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슈피겐코리아는 스마트폰 케이스를 만들고 있어 아이폰 수혜주로 분류된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논란이 애플에 상당한 플러스가 되고 있는게 분명해 보인다"며 "소비자는 계속된 폭발과 사용금지 조치에 아이폰 구매로 기울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아이폰7과 아이폰7플러스는 미국과 중국 등 온라인 예약 판매에서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2년 전 아이폰6의 교체 수요가 있는 상황에서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에 따른 반사이익이 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