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맞아 주식시장도 모처럼 긴 휴식기를 보내고 있다.

주식 투자자들은 오랜만에 만난 친지들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면서도 스마트폰의 주식 코너에 자연스럽게 눈이 갈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럴 때 증권사들의 추천 업종 관련 리포트를 훑어보면서 연휴 이후의 투자 전략을 짜보면 어떨까.

다음은 주요 증권사들이 제시한 향후 유망한 업종과 종목을 정리한 것이다.

◇ 밸류에이션 매력 높아진 통신주

하나금융투자는 통신주의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매력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홍식 연구원은 "작년부터 통신주의 주가 상승폭이 실적 개선폭을 따라가지 못해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높은 이익 증가에도 밸류에이션 멀티플(배수)이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어서 외국인 입장에서 한국 통신사들의 투자 매력도가 높아질 수 있는 국면"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배당 시즌을 맞아 국내 기관 투자가들이 매수세에 가담하면 통신주가 의외의 탄력적인 상승을 할 수도 있다"고 봤다.

그는 "장단기 실적과 규제 환경을 감안했을 때 투자 매력도는 KT, LG유플러스, SK텔레콤 순"이라고 말했다.

KT는 유·무선 모두 장단기 실적 개선 가능성이 크고 규제 환경 역시 양호하다는 평가다.

LG유플러스는 올해 높은 이익 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가 역대 가장 낮은 주가수익비율(PER)을 기록해 저점 매수 전략을 생각해 볼 만하다고 김 연구원은 설명했다.

반면에 SK텔레콤은 높은 기대배당수익률이 매력적이긴 하지만 매수는 한 템포 늦추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올해 실적 악화 우려가 여전한 데다가 규제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 할리우드가 투자 늘리는 엔터테인먼트 업종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미국 할리우드(영화업계)의 투자가 늘어나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종을 주목해야 한다고 추천했다.

정윤미 연구원은 "7일 개봉한 영화 '밀정'이 개봉 5일 만에 관객 200만 명을 돌파하며 흥행하고 있다"며 "이 영화는 워너브러더스가 투자 배급하는 한국 영화로 올해 이십세기폭스가 투자한 '곡성' 이후 두 번째 할리우드발 한국 영화"라고 소개했다.

정 연구원은 "할리우드의 한국 영화 투자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한국 시장은 1인당 연간 4.2회 이상 영화를 관람할 정도로 안정적인 박스오피스가 확보돼 있고 투자비용이 많이 들지 않아 할리우드로선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유료방송과 모바일 기기를 활용한 2차 미디어 콘텐츠 이용 확대는 영화 투자사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곡성의 경우 VOD 누적 판매량이 전체 영화 관람객의 13.5%에 달할 정도로 2차 유통시장이 성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연구원은 CJ CGV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 "디스플레이 장비·소재업체, 중국발 훈풍 기대"

유진투자증권은 중국 TCL그룹 계열사인 CSOT의 TFT-LCD 11세대 라인 투자로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소재업체가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삼성디스플레이도 CSOT의 11세대 라인에 지분 9.8%를 투자하기로 한 바 있다.

이정 연구원은 "삼성은 중국 업체들의 TFT-LCD 라인 초대형화 공세에 대해 '협력'이라는 전략을 택함으로써 프리미엄 TV 시장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TSOT도 11세대 투자 리스크를 줄이고 삼성전자를 고객사로 확보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CSOT의 11세대 라인 투자와 삼성디스플레이의 협력에 따라 국내 디스플레이 관련 업체들이 2018년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며 SK머티리얼즈, 이엔에프테크놀로지, 주성엔지니어링의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했다.

▲ "자동차, 이젠 반등 기대해볼 만"

하이투자증권은 현대차 등 자동차주가 최근의 코스피 상승기에 철저히 소외됐지만 하방 경직성이 강화된 만큼 상승을 조심스럽게 기대할 수 있는 때가 됐다고 밝혔다.

고태봉 연구원은 "자동차의 대표주자인 현대차 주가가 주가순자산비율(PBR) 0.5배까지 하락한 상황에서 웬만한 악재에도 주가의 하방 경직성을 보이고 있다"며 "더 밀리지 않는 것이 때론 가장 강력한 투자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고 연구원은 "4분기에는 매크로 측면에서 미국의 금리인상이 원화 약세 환경을 조성해 줄 것으로 보이고, i30와 그랜저IG 등 신차 출시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동차 업종의 투자 우선순위는 부품사의 경우 자율주행 등 미래 기술을 보유한 현대모비스 등 대형 부품사, 완성차는 기아차보다는 현대차에 있다고 설명했다.

◇ 수익성 좋아지는 석유화학업종

NH투자증권은 석유화학 업종의 수익성이 좋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황유식 연구원은 "현재 PVC 등 대다수 제품의 평균 스프레드가 화학 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됐던 3~4월보다 확대돼 산업 펀더멘털이 매우 양호한 상태"라며 "9~10월에는 계절적 성수기에 들어가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특히 황 연구원은 중국 시장을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석유화학 시장이 대형 이벤트 직후 제품 가격과 스프레드가 반등하는 현상이 있다"며 "추석 이후 미국의 금리인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석유화학업종이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주요 20개국(G20) 회담 기간에 중국의 공장 가동이 중단돼 석유화학 제품 재고가 낮아졌는데, 재고를 확충하기 위해 석유화학 제품 구매가 늘어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황 연구원은 최선호주로 롯데케미칼과 대한유화를 꼽았다.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bana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