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부동산 운용사인 안젤로고든이 한양대학교로부터 사들인 서울 강남구 논형동 땅에 아파트를 짓기로 했다. 안젤로고든은 앞서 지난 6월 ‘마스턴 제19호 논현PFV 주식회사’를 통해 학교법인 한양학원이 보유한 서울 논현동 40번지의 토지 1만3161㎡(약 4000평)를 총 945억원에 사들였다.

안젤로고든 관계자는 13일 “해당 부지를 내년 상반기중 아파트로 개발해 일반에 분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토지는 한양대 설립자인 고(故) 김연준 박사의 부인인 백경순 법인 이사가 2014년 학교법인에 기부한 것으로, 현재 골프연습장이 들어서 있다. 서울 강남에 있는 ‘금싸라기’ 땅이지만, 학교시설 용지로 용도가 정해진 탓에 주택이나 상가로 개발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지난 3월 서울시가 학교시설 용지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면서 토지 매각은 급물살을 탔다. 소유자가 보유 토지의 일정 비율 이상을 기부 채납할 경우 학교용지에도 아파트를 지을 수 있도록 허용해준 덕분이다.

안젤로고든은 서울 강남에 대형 아파트 단지를 지을 수 있는 토지가 많지 않은 만큼 이 토지에 아파트를 지으면 상당한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세계에서 30조원이 넘는 부동산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안젤로고든은 논현동 부지처럼 리스크가 높은 토지를 사들여 개발한 뒤 되파는 ‘오퍼튜니스틱’ 투자의 강자로 꼽힌다. 2010년 저축은행의 프로젝트금융(PF) 부실 사태 이후 대다수 국내 투자자들이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거둘 수 있는 부동산 투자에 열을 올리는 것과 상반된 투자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