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중국 TCL그룹의 계열사인 중국차이나스타(CSOT)의 생산설비에 투자하기로 결정하면서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소재업체도 수혜를 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삼성디스플레이가 투자하기로 한 생산설비는 CSOT가 신설하려고 준비 중인 11세대 박막 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LCD) 생산라인이다. 지난 12일 TCL그룹의 발표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이 생산라인 지분 9.8%에 투자하기로 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19년부터 이 생산라인에서 제조한 LCD패널을 공급받을 계획이다. 주로 프리미엄 TV에 쓰이는 65인치와 70인치 패널을 생산할 예정이다.

증권업계는 이번 투자로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가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프리미엄 TV시장에서의 지배력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010년 이후 TFT-LCD시장은 BOE와 CSOT 등 중국 업체들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 국내업체들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전략을 꺼낼 필요가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이번 투자는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소재업체한테도 긍정적인 소식이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회사와 거래하는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소재업체가 2018년부터 수혜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비업체 중에서는 자동화물류장비업체 신성에프에이와 전공정 핵심장비인 플라즈마 화학증착장비(PE-CVD) 전문업체인 주성엔지니어링, 고집적도 세정장비(HDC) 전문업체 DMS가 수혜 종목으로 꼽혔다. 소재업체 중에서는 삼불화질소(NF3)를 공급하고 있는 SK머티리얼즈, 식각액을 독점 공급 중인 이엔에프테크놀로지 등이 성장 기회를 잡을 전망이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