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앞두고 주식시장이 연일 급락과 급반등을 반복하고 있다. 주요 주식형 펀드도 올 들어 성과가 부진하다. 이처럼 주식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장기 주식투자에 대한 투자자 믿음이 약해지고 있다.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그러나 배당 증가 등 주주친화적 기업문화가 확산되고 있고 한국 주식시장이 해외 증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장기 투자는 여전히 바람직하다고 입을 모았다. 단 재무 관련 지표가 개선되는 종목을 중심으로 투자 범위를 좁히라고 조언했다.
리서치센터장이 꼽은 추석 이후 유망주는…KB금융·SK하이닉스 '강추'
“장기 투자 여전히 매력적”

13일 한국경제신문이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현대증권 대신증권 하나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 키움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 10개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에 긴급 설문한 결과 전문가들은 “한국 증시에서도 장기 투자가 원칙적으로 바람직하고 효율적”이라고 한목소리로 답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특성 때문에 국내 주식시장이 글로벌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큰 변동성을 보이는 것은 장기 투자에 유리하진 않다고 전제했다. 그러나 단기 투자로 수익을 거두기가 쉽지 않은 데다 한국 경제가 성장을 지속하는 동안에는 주식이 다른 투자 자산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선진시장 못지않은 안정성을 갖추고 있으면서 아시아 주요 신흥국처럼 성장성도 지니고 있어 장기 투자가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장기 투자 종목은 기업 기초체력(펀더멘털)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며 “영업이익률과 자기자본이익률, 부채비율 등 재무지표가 안정적인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주식시장에서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과 같은 주주친화적 움직임이 늘어난 점도 장기 투자의 매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혔다. 신동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주친화적 기업이 늘고 있어 배당 등을 고려할 때 주식투자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며 “기업의 성장과 배당이란 두 가지 혜택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장기 투자의 강점이 부각될 것”이라고 했다.

안정성·배당 매력, 금융주 두각

장기 투자 유망 종목을 선별하는 기준으로 리서치센터장들은 △산업 성장성 △해당 기업 경쟁력 △재무지표 개선 △높은 배당성향 등을 꼽았다. 장기 투자 유망 종목으로 가장 많이 꼽은 종목은 KB금융(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키움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이었다. 은행주 부진이 오랫동안 이어지면서 저평가 매력과 가격 안정성이 돋보였고, 미국 금리 인상 등 대외 변수의 수혜주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같은 이유로 하나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 등 금융주도 추천주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이 밖에 삼성전자(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와 SK하이닉스(NH투자증권, 키움증권)가 업황 개선 등에 힘입어 성장성을 높게 평가받아 복수 추천을 받았다. 두산중공업(현대증권), 현대중공업(하나금융투자) 등 장기 낙폭 과대 종목과 배당수익률이 4%를 훌쩍 넘길 것으로 기대되는 SK텔레콤(미래에셋대우) 등도 주목받았다.

이상화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당분간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전망인 만큼 낙폭과대주와 경기방어주, 배당주 중심으로 투자할 것을 권한다”며 “중국의 사드(THAAD·고(高)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반대 영향으로 낙폭이 지나치게 컸던 화장품, 미디어·콘텐츠, 음식료주의 중장기 반등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김동욱/고은이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