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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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9일 북한의 5차 핵실험 소식에 급락하고 있다.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로 투자 심리가 위축되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번 핵실험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북한의 도발을 수차례 겪은 데 따른 '학습효과' 때문이다.

이날 오후 3시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8.29포인트(1.37%) 내린 2035.44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지수는 14.79포인트(0.72%) 내린 2048.94로 출발했으나 오전 9시40분께 북한 핵실험 소식이 나온 뒤 1% 넘게 낙폭을 키웠다.

북한 핵실험은 국내 경제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만큼 분명한 악재다. 그러나 최근 북한발(發) 리스크는 영향력이 약해지는 모양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센터장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을 따져보면 북한의 도발은 그동안 매우 많이 일어났다"며 "이처럼 빈도가 잦아지자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은 점차 줄어드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이제 북한의 핵실험은 증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재료가 아니다"라며 "추가적인 도발이 발생해도 더 이상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희정 키움증권 리서치 센터장도 "과거 사례를 볼 때 지정학적 우려는 단기간에 그쳤었다"며 "북한의 핵실험 이슈는 증시 추세를 바꿀만한 요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 과거 사례를 봐도 북한 리스크가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았다.

북한이 핵보유를 선언한 2005년 2월10일 당시 코스피는 0.21% 하락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2009년 5월25일 2차 핵실험과 2013년 2월12일 3차 핵실험 때에는 낙폭이 각각 0.20%, 0.26%에 그쳤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핵실험은 일시적은 이슈에 그칠 뿐"이라며 "이날 코스피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유럽중앙은행(ECB)에 대한 실망감이 주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일어난 도발로 학습효과가 생겨 시장에는 금방 회복할 것이란 심리가 깔려있다고 진단했다.

국내 증시는 추석 연휴와 미국 중앙은행(Fed)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관망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박 센터장은 "연휴 후 미국 FOMC 전까지는 투자자들이 관망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내달부터는 3분기 실적 발표 기간이 시작되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우 센터장은 "최근 코스피는 단기간 급등에 따른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부담이 나타나고 있다"며 "종목별로 대응하는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그동안 소외됐던 은행 자동차 조선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