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9월8일 오후 4시13분

[마켓인사이트] 이지스운용, 퍼시픽타워 매입한다
이지스자산운용이 서울 서소문동 퍼시픽타워(사진)를 매입한다. 구입 자금은 오는 11월께 개인투자자들에게 공모펀드를 팔아 모으기로 했다. 펀드 결성이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퍼시픽타워는 공모형 펀드가 보유하는 국내 유일한 오피스용 빌딩이 될 전망이다.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은 퍼시픽타워 원 소유주인 도이치자산운용과 9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맺기로 했다.

서소문동 대한상공회의소 빌딩 바로 옆에 있는 이 건물은 연면적 5만9501㎡에 지하 7층~지상 23층 규모다. 도이치자산운용이 2014년 말 60%가 비어 있던 상태에서 사들였다. 이후 현대HDS, 샤넬, 리치앤코, 화웨이 등을 임차인으로 맞아들여 건물 가치를 올린 뒤 이번에 매물로 내놓은 것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이번에 적격인수후보(쇼트리스트)에 오른 미래에셋자산운용과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아센다스를 제치고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가격은 4300억원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스자산운용은 건물에 투자할 펀드 자금 중 1900억원을 증권사들과 손잡고 개인투자자들로부터 조달할 예정이다. 메리츠종금증권, 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신한은행, 한국투자증권 등이 우선 펀드 지분을 인수한 뒤 재간접 공모펀드를 개인에게 다시 파는 방식이다. 금융감독기관 등록과 투자설명서 배포 등의 절차를 마치면 11월께 펀드를 출시할 것으로 이지스 측은 예상하고 있다. 나머지 매입자금 2400억원가량은 금융권 대출로 조달할 계획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이 펀드에 투자한 개인에게 돌려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연간수익률은 6.3%다.

이번 오피스 부동산 공모펀드 출시를 계기로 운용업계는 그동안 기관투자가의 투자 전유물로만 여겨진 대형 부동산에 향후 개인 공모 형태의 자금조달이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5월 말 금융위원회가 개인의 재간접 부동산펀드 최소 투자 한도를 500만원까지 낮추면서 일어난 변화다.

조갑주 이지스자산운용 대표는 “저금리 시대에 돈을 굴릴 곳을 찾지 못하는 개인들이 은행 이자보다 훨씬 더 높은 수익률을 돌려주는 부동산 펀드로 눈을 돌리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