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주식투자 유망기업 (6)] IBM, 왓슨·클라우드 양날개 '훨훨'…주가 16%↑, 여전히 '저평가'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돼 있는 IBM은 국내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글로벌 정보기술(IT)업체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PC가 주력 제품이었지만 이제는 IT서비스·소프트웨어 업체로 탈바꿈해 글로벌 시장 1위(점유율 5.6%)를 점하고 있다. 전통사업 분야인 서버 및 시스템 부문의 실적부진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 컴퓨터 ‘왓슨’을 내세운 인지솔루션(빅데이터 분석 및 컨설팅) 사업과 클라우드(중앙서버) 사업이 강력한 신성장 동력으로 주목받으면서 주가는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 2분기 IBM의 실적을 보면 매출(202억달러)은 전년 동기보다 2.8% 줄어들어 17분기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그럼에도 IBM 주가는 작년 말 주당 137.62달러에서 지난달 11일 164.95달러(연중 최고치)를 찍을 정도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올 들어 지난 2일(종가 159.55달러)까지 주가 상승률은 15.94%에 이른다. 실적 감소보다는 IBM이 그동안 차세대 사업군으로 투자해온 클라우드와 인지솔루션 사업의 성장성에 투자자들이 주목했기 때문이다.

서윤석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시스템 사업의 수익성 악화로 2분기 실적은 감소했지만 클라우드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30% 급증한 데다 인지솔루션 사업 실적도 가시화하는 등 시장 예상을 뛰어넘은 점이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IBM은 아마존에 이어 글로벌 2위로 꼽히는 클라우드 사업자다. 서 연구원은 “IT서비스 및 클라우드 부문이 전체 사업의 44%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급성장했다”며 “기존 IT서비스 사업 고객군을 활용해 클라우드 사업을 확장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IBM이 미래 먹거리로 내세운 강력한 무기는 인공지능(AI) 컴퓨터 ‘왓슨’이다. 글로벌 IT서비스 기업 가운데 IBM만이 왓슨을 활용해 빅데이터 분석과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지 솔루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IBM은 지난 5년간 왓슨에 150억달러 이상의 투자금을 쏟아부었고, 20개가 넘는 관련 회사를 인수하면서 사업영역을 개척했다. 지난 2분기 처음으로 이익을 내기 시작해 3분기 이후에는 본격적인 성장성을 보여줄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하지만 IBM의 주가 수준은 올해 주가수익비율(PER) 기준 11.9배로 글로벌 기업 평균(15.8배)에 못 미치는 저평가 상태라는 게 전문가들 진단이다. 경쟁기업으로 꼽히는 TCS(19.3배) 액센츄어(21.5배) 등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서 연구원은 “이제 턴어라운드에 나선 인지솔루션 사업에서 이익 성장이 가시화하면 이 같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차이는 바로 메울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IBM의 최대주주는 워런 버핏의 벅셔해서웨이로 지분 8.50%를 보유하고 있다. 2011년 말 처음으로 5.5%를 사들인 이후 꾸준히 늘려가면서 장기 투자 중이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