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대한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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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자회사인 한진해운 지원에 관한 우려를 털어내고 주가 고도를 높이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주가 할인 요소인 자금 유출 문제를 끊어냈다며 실적 개선과 함께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31일 오후 2시54분 현재 대한항공은 전날보다 500원(1.61%) 오른 3만16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장 초반 5.79% 치솟은 뒤 차익 실현 매물에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다.

대한항공 주가는 지난 6월 말부터 꾸준히 올라, 전날 종가는 3만1100원으로 연중 최저가(2만4950원)와 비교해 24.65% 급등했다.

전날에는 한진해운 채권단이 부족자금 지원 요청을 거부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6% 넘게 뛰었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 수순을 밟는 만큼 추가 지원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그동안 대한항공은 한진해운에 대한 자금 지원과 유상증자, 경영권 유지 등이 주가 할인 요소로 작용해왔다.

이지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진해운 지원 우려가 소멸돼 주가는 탄력적으로 상승할 전망"이라며 "실적 개선 등 본업으로만 시장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제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한진해운의 법정관리가 현실화할 경우 추가 자금 지원 부담을 덜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항공 업황 등 펀더멘털(기초체력)적 요소가 실적과 주가를 좌우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대한항공의 3분기 실적은 큰 폭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휴가와 추석 연휴가 몰려있는 등 본격적인 성수기에 진입하기 때문이다. 작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에 따른 기저효과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최근 원화 가치가 치솟고 있는 점도 기대 요인이다. 항공 업체는 항공기 구매와 임대, 항공유 구입시 대부분 달러화로 결제한다. 이밖에 저유가 효과와 국제선 유류할증료 동결 등도 실적 개선을 이끌고 있다.

신민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 3분기 영업이익은 창사 이래 최대 수준이 될 것"이라며 "여객 호조와 함께 그 동안 부진했던 화물 수송도 지난 6월부터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신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3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67.2% 증가한 4840억원, 매출은 7.0% 늘어난 3조181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실적 개선으로 한진해운 관련 손실 또한 상쇄될 것이란 전망이다. 대한항공의 한진해운 관련 예상 손실액은 보유 지분 1634억원, 영구채 1100억원 등 총 3761억원이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진해운 관련 손실을 반영해도 부채비율은 크게 증가하지 않을 전망"이라며 "실적 개선폭이 이러한 손실을 상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2분기 말 기준 부채 비율이 1082.2%를 기록하고 있다.

신 연구원은 "대한항공은 이미 상반기 투자 손실을 상당 부분 반영했다"며 "양호한 실적을 감안할 때 부채 비율은 1000%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