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B 최석종호, 첫 투자는 항공기 1000억
KTB투자증권이 중국 리스회사와 손잡고 약 1000억원 규모의 항공기 투자에 성공했다. KTB투자증권의 첫 해외 대체투자이면서 국내 금융회사가 중국계 회사와 함께 추진한 첫 항공기 투자 사례다. 업계에서는 투자은행(IB) 분야 전문가인 교보증권 출신 최석종 사장(사진)이 취임한 이후 KTB투자증권이 대체투자 분야를 적극적으로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과의 항공기 투자 첫 협력

28일 IB 업계에 따르면 KTB투자증권은 최근 싱가포르항공이 운항 중인 에어버스사의 A330-300 항공기를 중국 리스회사로부터 매입하는 거래를 위해 8560만달러(약 954억원) 규모의 펀드 조성을 완료했다.

KTB 최석종호, 첫 투자는 항공기 1000억
항공기 펀드 조성은 투자 위험도에 따라 선순위, 중순위, 후순위 등 3단계로 나뉘어 이뤄졌다. 국내 보험사 및 공제회들이 다수 참여해 모든 분야의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펀드 자금은 앞으로 항공기 관리를 위해 설립되는 특수목적회사(SPC)에 투입될 예정이다.

투자자들은 이 항공기의 리스 기간이 종료될 때까지 앞으로 6년간 원리금을 분할 지급받고, 항공기 매각대금으로 얻어지는 차익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투자한 채권 순위에 따라 연 3~6%의 수익을 안정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다.

이번 거래에서 특이한 대목은 KTB투자증권이 항공기를 매각하는 중국 리스회사와 거래 종결 이후에도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항공기 관리에 나서기로 한 점이다. 중국 리스회사는 항공기를 매각하는 동시에 매각 대금 일부를 KTB투자증권이 항공기 관리를 위해 설립하는 SPC 지분 매입에 활용키로 했다. 사실상 항공기 관리를 중국 리스회사와 ‘전략적 제휴 형태’로 하는 셈이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항공기 투자는 주로 중동, 유럽계 지역 리스사를 통해 이뤄졌는데 중국이라는 새로운 지역을 처음으로 개척한 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리스사와 공동으로 항공기를 관리한다는 점도 투자자로서는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요인으로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석종 사장 주도의 ‘첫 투자’

이번 항공기 투자는 지난달 이병철 KTB투자증권 부회장과 최석종 KTB투자증권 사장이 취임한 이후 이뤄진 첫 투자이기도 하다. 최 사장은 항공기, 선박, 부동산 등 대체투자 및 구조화금융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최 사장이 자리를 옮긴 뒤 교보증권 내 구조화금융 인력 일부도 함께 KTB투자증권으로 이직했다. 이번 항공기 투자도 이들 대체투자 전문인력이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KTB투자증권은 앞으로도 항공기, 선박, 부동산 등의 대체투자 영역에서 수익성이 높은 거래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갈 예정이다. 최 사장은 지난달 취임 당시 “KTB투자증권을 IB 특화 증권사로 성장시킬 것”이라며 “대체투자 등 분야에서 수익원을 찾아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KTB투자증권 관계자는 “이번 투자는 새 경영진이 추구하고 있는 KTB투자증권의 경영 방향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거래”라며 “앞으로 대체투자 태스크포스(TF) 설립 등을 통해 이 분야 수익성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호/임도원 기자 highk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