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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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주(株)가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방안' 발표에도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2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오후 3시2분 현재 KB금융지주는 전날보다 1250원(3.39%) 오른 3만8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2.11%)와 신한지주(2.01%)도 2% 넘게 오르고 있다.

구경회 현대증권 연구원은 "KB금융지주를 필두로 은행주들은 최근 가계부채 대책 발표를 앞두고 조정을 받았다"며 "이날 정부가 대책을 내놨지만 은행주 주가에는 영향이 제한적인 모습"이라고 말했다..

구 연구원은 "가계부채 대책이 은행권 대출 규제보다는 주택시장에 집중돼 있다"며 "시장에서 우려했던 것보다는 강도가 약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통상 가계부채 대책은 은행주 상승에 발목을 잡는 요인이었다. 정부가 여신심사 가이드 라인 등 금융 규제를 통해 가계부채를 관리해왔기 때문이다.

여신심사가이드라인은 스트레스 금리 및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 비거치식 분할상환 대출 확대, 차주 소득심사 강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은행권 자산 성장에 제동을 거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이번에 주택시장으로 가계부채 관리 방향을 틀었다. 금융규제 대책만으로는 급증하는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봤기 때문이다. 주택시장의 공급물량을 제한하고 집단대출을 옥죄기로 했다.

실제 최근 아파트 분양시장이 호조를 보이면서 집단대출을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했다. 올 상반기 주택담보대출 증가액 중 집단대출(11조6000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48.7%였다. 지난해 말(12.4%) 대비 4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또 집단대출에 있어서 당장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적용하지 않는 점도 은행권에 안도감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찬우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집단대출에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는 것은 당장은 무리하다고 본다"며 "실수요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가계부채 수준은 1250조원을 돌파하며 사상최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가계대출과 신용카드 사용액을 의미하는 판매신용을 합친 가계부채 규모는 상반기에만 54조원 증가하며 1257조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국내 가계부채 급증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과도하게 형성돼 있다는 분석도 있다.

김은진 신영증권 연구원은 "중요한 것은 가계부채 규모가 아닌 가계의 부채상환 능력"이라며 "가계의 부채상환 부담은 주요국 대비 부담 수준이 높지 않고 부채의 질도 개선되는 등 금융경제의 위기 요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