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등 외화를 기초로 한 금융상품은 과세 체계가 복잡하다. 이자 혹은 배당을 통한 이익, 환율 변화에 따른 이익 등을 구분해 세금을 매긴다. 개인투자자라면 환차익에 따른 세금을 물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가장 일반적인 외화 상품은 달러 예금과 달러 채권이다. 이 두 상품은 개인 자격으로 투자했을 때 환차익에 대한 세금이 ‘제로’다. 원·달러 환율이 1000원일 때 1000만원어치의 달러 상품을 사서 1100원일 때 팔았다고 가정하면, 100만원의 환차익이 고스란히 투자자의 수익이 된다. 이자나 배당소득으로 100만원을 얻었을 때 수익의 15.4%인 15만4000원을 세금으로 내야 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달러 예금이나 채권도 이자소득세는 내야 한다. 하지만 절대 금액이 크지 않다. 달러 예금과 환매조건부채권(RP)의 이자가 연 1% 미만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환노출형 펀드는 세금 셈법이 다르다. 환헤지(외화 선물 등을 활용해 환율 위험을 없애는 것)를 위한 외환 거래로 이익을 봤을 때가 아니라면 환차익에 대해서도 15.4%의 세금을 물게 돼 있다. 외화에 투자하는 국내 상장지수펀드(ETF)도 펀드로 분류돼 세금이 붙는다.

세금을 피하려면 올해 새로 만들어진 비과세 계좌인 해외주식투자전용펀드를 활용하면 된다. 1인당 원금 3000만원 한도에서 주식 매매차익은 물론 환차익에 대해서도 세금이 면제된다. 비과세 계좌를 활용한다 하더라도 펀드가 투자한 채권에서 발생하는 소득에 대한 세금은 줄일 수 없다.

달러로 환전한 뒤 미국 등에 상장된 해외 ETF에 투자할 때는 이자소득세가 아니라 양도소득세를 내게 돼 있다. 250만원 이상의 수익에 대해 22%를 세금으로 뗀다. 해외 상장 상품의 또 다른 특징은 분류 과세다. 아무리 많은 수익을 내도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되지 않는다. 근로소득이 많아 종합과세 세율이 30%를 넘는 자산가는 해외 상장 ETF를 사는 것이 세금 면에서 유리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