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100원 깨졌다…14개월 만에, 수출기업 비상
원·달러 환율이 닷새째 하락(원화 가치 상승)하며 약 14개월 만에 달러당 1100원 선이 무너졌다.

1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0원70전 내린 달러당 1095원40전으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달러당 1100원 선 밑으로 하락한 것은 작년 6월22일(종가 1098원80전) 후 처음이다.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해 5월22일(1090원10전) 후 가장 낮다.

이날 환율 하락은 전날 발표된 미국 노동생산성 지표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 데 따른 영향이 컸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수도 하락폭을 확대했다.

최근 원화 강세는 시장 예측을 벗어난 것이다. 지난 6월 말 영국이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결정한 뒤 시장에선 원화 가치가 달러당 1200원대로 떨어질 것으로 봤다. 하지만 글로벌 투자심리가 빠르게 나아진 데다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이 올라 ‘바이코리아’(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수)가 계속됐다.

수출 기업들은 비상이 걸렸다. 중국 경기 둔화 등으로 부진한 수출이 더 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어서다. 환율 변동성이 높아지자 외환당국도 고심하고 있지만 운신의 폭이 좁다.

김유미/심성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