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가 급등(원·달러 환율 급락)했다. 위험자산 투자 심리 확대와 국내 주식시장의 강세가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10시19분 현재 전날보다 7.54원(0.68%) 급락한 1098.66원을 기록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100원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6월22일(종가 1098.8원) 이후 13개월여 만이다.

민경원 NH선물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의 저항선인 1100원선이 무너졌다"며 "위험자산 투자 심리 확대와 국내 주식시장 강세가 주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코스피지수는 글로벌 유동성과 상장사 실적 개선에 연고점을 새로 쓰는 등 강세를 띠고 있다. 특히 외국인은 지난달 약 4조1000억원 어치 주식을 사들이는 등 순매수 기조를 나타내고 있다.

민 연구원은 "신흥국 증시가 강세를 보이는 등 투자 심리가 개선되고 있다"며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이후 잇따른 위험자산 랠리도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의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된 점도 원화 가치가 오르는 요인으로 꼽았다.

지난 8일 국제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한국 국가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상향 조정했다. AA는 S&P의 신용등급 중 세 번째로 높은 등급으로, 한국이 AA 등급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국이 대선을 앞둔 만큼 기준금리 인상이 지연될 것이란 기대감도 원화 강세의 요인"이라고 말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