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8월9일 오전 11시6분

국내 사모펀드(PEF) 및 벤처펀드 운용사인 메디치인베스트먼트가 350억원 규모의 ‘세컨더리(구주 인수) 펀드’를 결성했다. 배진환 대표가 회사를 인수한 이후 4년 만에 6000억원대의 운용 자산을 확보하며 대형 투자사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9일 벤처캐피털 업계에 따르면 메디치인베스트는 ‘IBKC-메디치세컨더리투자조합’을 결성했다. 총 350억원 규모로 결성된 이 펀드는 IBK캐피탈과 공동으로 운용한다. 만기는 2021년 7월(5년)까지다.

이 펀드는 메디치인베스트의 두 번째 세컨더리펀드다. 세컨더리펀드란 기존 주주가 보유한 구주에 전문으로 투자하는 펀드다. 이 회사는 세컨더리펀드 1호가 단기간에 성과를 내자 2년 만에 2호 펀드 조성에 나섰다. 2014년 9월 결성된 270억원 규모의 1호 펀드는 결성 1년 만에 16개 기업에 256억원을 투자했다.

이 중 6곳이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는 등 성과를 내며 146억원을 회수한 상태다. 이 회사는 잔여 투자 지분 매각을 통해 200억원가량을 추가로 거둬들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펀드가 내년 중 조기 청산하면 연환산수익률(IRR)은 15%에 이를 전망이다.

메디치인베스트는 업계에서 ‘독립 운용사의 성공 모델’로 통한다. 배 대표가 2012년 11월 회사를 인수한 뒤 PEF와 벤처캐피털 업무를 아우르는 펀드운용사로 탈바꿈했다. 이 회사의 운용 자산은 PEF 5099억원, 벤처펀드 1153억원, 성장사다리 하위펀드 150억원 등 6400억원대에 달한다.

배 대표는 “트랙레코드(투자 경력)가 부족한 신생 운용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펀드 투자 기간을 최소화하고, 양질의 투자 대상을 사전에 확보하는 등 효율을 높였다”고 말했다.

오동혁 기자 otto8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