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LG디스플레이는 패널 가격 하락으로 힘겨운 여름을 보냈다. 주가는 최근 3년래 최저가인 2만원대(2만800원)까지 추락했다. 하지만 지난 6월 중순 이후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2만원대 중반을 맴돌던 주가가 두 달도 안돼 30% 뛰었다.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가 상승 동력이 됐다.
고화질·고실적…밝아지는 LG디스플레이
◆LCD가 끌고 OLED가 밀고

LG디스플레이는 3일 0.33% 오른 3만650원에 장을 마쳤다. 최근 한 달 새 15.01% 상승했다. 외국인 투자자(1415억원)와 기관투자가(565억원)가 동시에 사들였다.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공급과잉 우려가 가라앉은 것이 가장 큰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라인 증설에 나서면서 기존 LCD 라인 폐쇄나 전환을 결정해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대형 TV와 모니터 수요도 늘고 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TV 패널 대형화와 PC업체의 재고 수요 증가로 패널 수급이 개선되기 시작했다”며 “패널 업체의 LCD 설비투자 감소로 공급 증가세가 한풀 꺾여 패널 수급이 내년까지 안정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LG디스플레이가 신성장 동력으로 공을 들이고 있는 대형 OLED 패널 사업의 수익성도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좋아지고 있다.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김상돈 전무는 “55인치 수율을 80% 이상으로 올린 경험을 기반으로 65인치 수율도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OLED TV 패널의 수율 개선이 속도를 내고 있는 데다, 55인치보다 65인치 이상 프리미엄 제품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점을 눈여겨보고 있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TV용 OLED 손실과 감가상각비가 줄어들 것”이라며 “하반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5680억원에서 7500억원으로 올려 잡았다”고 말했다.

지난 2분기 LG디스플레이 영업이익은 444억원이다. 시장 예상치(350억원)를 훌쩍 넘었지만 지난해 동기(4881억원)에 비해서는 91% 줄었다. 올 하반기엔 전년 동기(3935억원) 대비 실적 개선폭이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 27일 2분기 실적 발표 후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등 13개 증권사가 일제히 목표주가를 높였다. 최고가는 KTB투자증권이 제시한 4만2000원이다.

◆중소형 OLED 공략이 관건

중소형 OLED 시장의 입지 확보가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TV용 대형 OLED에 집중해온 LG디스플레이는 최근 파주 공장에 중소형 OLED 생산라인을 짓는 데 1조99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1조3600억원을 들여 구미 공장에도 플라스틱 OLED 생산라인을 조성하고 있다.

중소형 OLED 시장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점유율(97%)이 압도적이다. 김 전무는 “디자인 차별화와 함께 고객의 다양한 제품 수요에 빠르게 대응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며 “대규모 투자에도 재무적 체력은 상당히 건강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의 주요 공급처인 애플이 하반기 출시할 예정인 신모델 아이폰7 흥행 여부도 주목된다. 유 연구원은 “과거와 달리 외관상 큰 변화가 없어 교체 수요를 자극할지는 의문”이라며 “하반기 LG디스플레이의 아이폰용 패널 출하량이 전년 대비 8%가량 감소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