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코스닥 거래대금 뚜렷한 증가세 안 나타나
투자자들도 '무덤덤'…"별다른 문의없어"

1일 주식시장 거래시간이 30분 늘어났지만 애초 기대됐던 유동성 증가 등 '연장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의 거래대금은 4조6천546억원으로 직전 거래일(4조9천656억원) 대비 6.3% 감소했다.

7월 일평균 거래대금(4조1천229억원)보다는 12.9% 증가한 수준이었다.

이날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은 3조6천951억원을 기록하며 직전 거래일(3조6천768억원)보다는 0.5% 증가했고 지난달 일평균 거래대금(4조181억원)에 비해서는 8.0% 줄어들었다.

비교 시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긴 했지만 거래소가 애초 예상한 유동성 증가 효과에는 못 미치는 결과로 풀이된다.

거래소는 거래시간이 연장되면 중국 등 아시아 증시와 겹치는 거래시간이 늘어나게 되고 투자자 편의도 향상돼 국내 증시의 거래량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다.

애초 거래소는 이번 거래시간 연장으로 증시에서 유동성이 3~8%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평균 거래대금으로 환산하면 2천600억∼6천800억원 수준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기업 이익 등 증시 펀더멘털(기초 여건)이 정체된 상황에서 단순히 거래시간이 연장됐다고 거래량이 증가하는 것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공원배 현대증권 연구원은 "배당 성향과 규제, 세금 등 증시 활성화를 위한 정책이나 시장 매력도 제고를 수반하지 않는 거래제도 자체의 개편만으로는 장기적인 거래량 증가를 끌어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거래대금 부진은 거래시간이 부족해서라기 보다는 증시 방향성 부재와 자금의 단기 부동화 지속, 시가총액 회전율의 추세적 하락 등에 기인한다"며 "거래대금 증가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지혜 교보증권 연구원도 "거래시간 연장만으로 거래대금이 크게 늘기는 어렵다고 본다"며 "다만, 중화권과 우리나라의 증시가 중첩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외부 요인에 따라 국내 증시의 변동성도 함께 확대될 수 있는 정도"라고 평가했다.

과거 거래시간 연장을 단행한 해외 사례에서도 거래 증가 효과는 단기적이고 제한적인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김기현 삼성선물 대리는 "실제 홍콩, 싱가포르, 인도 등이 2010~2011년 55~90분 거래시간을 연장했다"며 "첫 달은 거래대금이 전월보다 평균 34% 증가했지만, 중장기로는 큰 변화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제 첫날인 만큼 좀 더 시간을 두고 효과를 살펴봐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거래량 증가는 시황적인 요인이 많이 작용한다"며 "강세장일 때 주식 회전율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어 시황이 좋을 때 거래시간 연장 효과가 더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거래시간 연장과 관련해서 별다른 시스템적 오류나 투자자들의 혼선은 없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문자 등을 통해 고객에게 거래시간 연장을 수차례 안내했다"며 "덕분에 지점으로 별다른 문의가 들어오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한 신한금융투자 프라이빗뱅커(PB)도 "주식시장 거래시간이 30분 연장됐지만 이와 관련해 특별한 고객 문의는 없었다"며 "시간이 연장된 것 이외에는 특별한 변화가 없어 투자자들도 제도 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성서호 기자 sj99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