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 30분 연장거래 첫 날, 달러화 대비 원화가치가 강세(원·달러 환율)를 나타내며 1100원대로 진입했다.

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2원 하락한 1108.0원에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이 1110원대가 무너진 건 지난해 6월 24일(종가 1108.4원) 이후 1년 2개월여만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112.5원에서 급락 출발했다.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 국내총생산(GDP)성장률 쇼크에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지연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렸기 때문이다.

이에 달러화가 큰 폭 약세를 나타내고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지속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장 내내 하락 압력을 받았다.

1110원대에서 약세를 나타내던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 이후 1100원대로 미끄러졌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장 마감 시간이 늦춰지면서 실물거래가 증가하고 주식거래량 증가에 따른 수요가 발생한 점이 원·달러 환율의 추가 하락을 이끌었다"고 내다봤다.

이날부터 서울 외환시장의 마감시간은 오후 3시에서 오후 3시 30분으로 30분 연장됐다. 국내 주식거래시간이 오후 3시에서 3시30분으로 연장되면서 외환시장 마감시간도 이에 맞춰진 것이다.

외환시간이 연장된 배경은 국내 증시에 투자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거래 편의성을 높아지게 하기 위함이다. 이로써 외환당국이 기준으로 삼는 원·달러 환율 종가도 기존 오후 3시가 아니라 오후 3시30분에 정해지게 됐다.

앞서 업계에선 거래시간 연장으로 원·달러 환율의 변동폭이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홍콩, 중국 등 아시아시장과 유럽시장 등 대외변수에 더 민감히 반응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하 연구원은 "거래시간 연장에 따른 영향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원·달러 환율이 1100원대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은 높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의 금리인상 지연으로 신흥국을 비롯한 국내 증시로의 외국인 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있다"며 "일본은행이 소극적인 금융완화책을 내놓으면서 엔화가 강세를 나타낸 점은 달러화 약세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