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족쇄' 풀리는 우정사업본부, 박스권 증시서 '구원투수'로 뜰까
내년 세법 개정으로 우정사업본부의 주식 차익거래 관련 증권거래세가 다시 면제됨에 따라 우정사업본부가 주식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다. 차익거래는 주식 선물과 현물의 가격차(베이시스)를 활용해 저평가된 현물(또는 선물)을 사고 선물(또는 현물)을 팔아 위험 없이 수익을 추구하는 거래를 말한다.

기획재정부는 28일 발표한 ‘2016년 세법개정안’에서 내년 4월부터 2018년 말까지 우정사업본부의 차익거래에 부과하는 증권거래세(거래대금의 0.3%)를 한시적으로 면제하기로 했다. 대상은 코스피200·미니코스피200·코스닥150 지수 선물과 개별주식 선물을 기초로 하는 차익거래다.

연간 110조원 규모의 우체국 예금·보험료를 운용하는 우정사업본부는 2013년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 개정 이후 차익거래 관련 증권거래세 과세 대상이 됐다. 이후 우정사업본부는 차익거래를 급격히 줄였다. 차익거래 증권거래세를 부과하기 직전인 2012년 우정사업본부의 차익거래 규모는 40조332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과세를 시작한 2013년에는 4603억원, 2014년에 230억원으로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통상 거래대금의 0.1% 규모 이익을 보는 차익거래에서 0.3% 과세는 오히려 손실을 낳기 때문이다.

우정사업본부가 차익거래 투자 대열에서 이탈하자 증시의 활력이 떨어지고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영향력이 급격히 높아졌다. ‘마이너스 금리’를 등에 업은 유럽·일본계 투자자들이 차익거래를 급격히 늘렸기 때문.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차익거래시장에서 외국인 비중은 2012년 25.6%에서 지난해 72.76%로 커졌다.

이중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우정사업본부의 차익거래 투자금이 증시에 유입되면 선물·현물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며 “차익거래 청산 물량이 늘면서 선물·옵션 만기일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고 주식시장도 활력을 띨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