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안타 "20년 묵힌 주식 효자됐네"
유안타증권이 최근 한국자산신탁 주식 145억원어치를 팔았다. 이 거래 하나로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132억원)을 웃도는 금액을 벌어 업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26일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이 증권사는 이달 중순 145만주(1.7%)가량의 한국자산신탁 주식을 주당 1만원 선에 전량 장내에서 매각했다. 이 주식은 유안타증권이 대출채권 대신 받은 것이다. 유안타증권은 동양종합금융 시절이던 1997년 코레트신탁에 대출을 해줬지만 이 회사가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원리금을 돌려받지 못했다. 유안타증권은 이를 전액 손실 처리해야 했다.

이후 코레트신탁 대주주인 한국자산관리공사는 이 회사를 청산하고 우량사업만 떼어내 별도 회사인 한국자산신탁을 설립했다. 한국자산신탁은 코레트신탁의 채무도 일부 떠안고 있다가 이를 출자전환한 뒤 주식을 채권단에 나눠줬다. 유안타증권도 당시 한국자산신탁 주식을 받았다. 채권단에서 주주로 바뀐 금융회사 상당수가 이후 장외시장에서 주식을 매각했지만 유안타증권은 20년간 이를 묵혀뒀다가 한국자산신탁이 지난 13일 상장하자 수익을 실현했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주식을 받을 당시 8억4000만원에 불과하던 가치가 이후 20년간 기업 성장과 주식 배당 등을 통해 145억원으로 바뀌었다”며 “올해 증시 상황이 안 좋지만 한국자산신탁 주식 매각 차익 외에 100% 자회사인 유안타인베스트먼트도 실적이 나아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유안타증권의 영업이익은 작년 수준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