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로 인한 금융 혼란 확대 국면에서 국내 증시가 선방한데는 삼성전자 역할이 컸다.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8조1천억원으로 추정치를 웃돌았고 주가 역시 150만원을 탈환하는 저력을 보였다.

올해 상반기 국내 경제를 둘러싼 환경을 짚어보면 수출은 지속적으로 줄어들었고 내수소비는 전·월세 폭등과 고용불안으로 위축됐다.

이런 수요 환경 속에서 삼성전자의 호전된 실적은 다양한 영업 포트폴리오, 효율적인 원가관리, 시장 지배력 강화 요인이 맞물린 결과로 평가된다.

이제 주목할 것은 삼성전자의 독주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다.

업종 담당 연구원(애널리스트)의 관점에서 보면 삼성전자 주가가 추가 상승하는데는 제약 요인이 있다.

삼성전자가 올 2분기에 8조원대의 영업실적을 거뒀다고 해서 앞으로 분기별로 9조원이나 10조원대의 이익을 낼 것으로 낙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익 외에 배당 확대와 같은 주주 친화적인 정책이나 영업 외적 변수의 영향을 기대할 수 있지만 단기 효과를 얻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거시(매크로) 관점에서 삼성전자의 추가 상승 여력은 없지 않다.

이는 애플과의 관계에 있다.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52주 신고가 수준에 있다.

반면에 애플은 주당 98달러에 머물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하는 등 삼성전자와 정반대의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스마트폰 산업이 정체나 둔화하면 글로벌 투자자는 삼성전자보다 애플을 선택했다.

삼성전자보다 수익성이 우수한 애플의 투자 매력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40%에 육박하던 애플의 영업이익률은 현재 20% 수준까지 떨어졌다.

삼성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률이 16%로 오히려 개선 양상을 보였다.

투자자들은 특정 산업이 성장세를 보이면 거기에 속하는 기업에 투자한다.

투자 비중도 당연히 업계 내 순위에 따라 가중치를 주게 된다.

그러나 해당 산업이 성장을 멈추면 치열한 경쟁이 시작된다.

투자자는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되고 상대 우위 기업에 대해선 비중확대, 상대 열위 기업에 대해선 비중축소 전략을 선택하게 된다.

현재 삼성전자와 애플의 엇갈린 주가 흐름은 이런 '페어즈 트레이딩(Pairs Trading·두 종목 간 차익거래)'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만약 애플의 주가가 바닥에 도달한 것으로 생각되면 삼성전자 주가 역시 추가 상승이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애플의 매출 회복이 더디고, 삼성전자의 다른 사업부문의 평가가 호의적이라면 추가 상승 시도가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닐 수 있다.

내주(18~22일) 주목할 만한 대내외 주요 경제지표와 이벤트는 다음과 같다.

▲ 18일(월) = 7월 미국 주택건설협회(NAHB) 주택시장지수
▲ 19일(화) = 한국은행 6월 생산자물가지수, 미국 6월 주택착공 건수와 건축허가, 러시아 6월 실업률
▲ 20일(수) = 브라질 통화정책회의
▲ 21일(목) = 한국 5월 경제활동인구·청년층·고령층 부가조사 결과, 유럽 통화정책회의, 미국 6월 경기선행지수, 인도 통화정책회의
▲ 22일(금) = 한국 추경 편성안

(작성자: 김형렬 교보증권 매크로팀장 Jeff2000@iprovest.com)
※ 이 글은 해당 증권사 애널리스트(연구원) 개인 의견으로, 연합뉴스의 편집방향과 무관함을 알려 드립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