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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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침체에 빠져있던 일본펀드가 '아베 효과'를 등에 업고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최근 치러진 일본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아베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이 승리함에 따라 아베노믹스(아베 총리의 경기 부양책)가 재가동할 것이란 기대 덕분이다.

이 영향으로 일본 증시가 강세를 보임에 따라 일본펀드 수익률도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다.

15일 펀드평가업체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으로 최근 일주일 사이 일본펀드 수익률은 1.92%로 올라와, 전체 해외펀드 수익률(1.69%)을 웃돌았다. 이는 지역별로도 중국펀드(2.26%)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익률이다.

개별 펀드 중에서는 한국투자운용의 '킨덱스일본레버리지상장지수'가 5.15%로 가장 좋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KB운용의 'KB스타일본레버리지상장지수'와 하이운용의 '하이일본1.5레버리지자 H'도 각각 4.87%, 4.18% 수익률을 올렸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강자 면모를 자랑하던 일본펀드는 올 들어 엔화 강세(엔화 가치 상승)가 이어지면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연초 이후 일본펀드 수익률은 여전히 -14.97%로 전체 해외펀드 수익률(-5.01%)을 크게 밑돌고 있다.

분위기가 달라진 건 지난 10일 치러진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아베 총리가 이끄는 집권 자민당이 압승하면서다.

이 선거는 아베노믹스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는 계기가 되면서 추가 경기 부양책이 나올 것이란 기대를 키웠다.

아베 총리는 선거 다음날인 지난 11일 기자회견을 통해 "내수를 뒷받침하기 위한 종합적이고 대담한 정책을 펼치겠다"며 경제 문제를 최우선으로 강조했다.

참의원 선거 이후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이틀 간 1000엔 가까이 상승해 1만6000엔대를 회복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파로 급등(엔고)하던 엔화 가치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허재환 미래에셋대우증권 연구원은 "조만간 일본 정부는 추가 부양책과 엔고 방어 정책을 시행할 가능성이 높다"며 "오는 28일 열리는 금융통화정책회의에서 일본은행(BOJ)이 '헬리콥터 머니'에 준하는 정책을 고려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한진 KTB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중 BOJ의 완화정책 확대로 일본 증시가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하반기 닛케이225지수 상단은 현 수준보다 10% 높은 1만8000엔대까지 바라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아베노믹스 재가동으로 단기적인 증시 상승 여력은 커졌지만 불확실성은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재정과 통화 정책 패키지로 '재정의 화폐화'란 비난이 다시 나올 수 있는데다 민간 부문의 성장 동력은 여전히 부족하기 때문이다. 재정 화폐화란 정부 부채가 높아 국가 신용이 떨어지면 국채 투자자들이 줄고, 결국 정부가 발행한 채권을 중앙은행이 돈을 풀어 사가는 것을 말한다.

이하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아직 구체적인 경제 대책이 나오진 않았지만 장기적으로 일본 경제 체질 개선을 이끌 구조개혁은 보이지 않는다"며 "정책 발표 후 시장 실망감은 오히려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