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주요 증권사 직원들이 투자자의 돈을 가로챈 금융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예년에 비해 건당 사고 금액이 커졌다는 게 금융당국의 분석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금융투자부문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는 7건이며 사고 피해 규모는 97억원가량으로 집계됐다. 사기가 84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횡령(1억4000만원), 금품수수(7000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상반기 보고된 증권사 금융사고 7건 중 2건이 NH투자증권에서 발생했다. 해당 증권사의 A부부장은 2012년 골드바를 싸게 구입해주겠다며 고객에게 32억원을 받아 중개업자에게 전달했다. 하지만 중개업자가 잠적해 A부부장은 올해 정직 6개월 처분을 받았다. 사기 혐의로 민사 및 형사소송이 진행 중이다. 같은 증권사 B과장은 고객 계좌에서 임의로 8400만원 상당 주식을 팔아 유용한 것이 적발돼 횡령 혐의로 징계면직됐다.

한국투자증권에서는 20억원 규모의 사기사고가 발생했다. 일선 지점 C차장이 관리 중인 고객 20명에게 20억원의 자금을 빌린 뒤 잠적했다. 지난달 한국투자증권은 자체 감사를 벌여 해당 직원을 검찰에 고발 조치했다.

또 다른 증권사 일선 지점에서 근무하는 주임급 사원이 같은 회사 직원 6명에게 월 5%의 배당금을 약속하고 7억원을 받은 뒤 5억원가량을 되돌려주지 않은 일도 있었다. 이 직원은 사기 혐의로 고발됐으며 소속 회사로부터 면직처분을 받았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금융투자회사 직원들이 투자자나 동료 직원의 자금을 빼돌리는 등의 사고가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며 “금융투자회사에서 임직원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자체 감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