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택배업계 1위인 CJ대한통운의 주가는 지난해부터 올초까지 지지부진했다. 싱가포르 물류기업인 APL로지스틱스 인수 실패와 자체 배송을 시도하고 있는 쿠팡과의 경쟁 격화에 대한 우려가 주가 상승을 막았다. 하지만 올해 중국 룽칭물류 인수가 마무리되면서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모바일 쇼핑 확산에 힘입어 택배사업도 급성장하고 있다.
중국 물류업체 품은 CJ대한통운, 2분기 실적 好好…하반기도 '순항'
○택배 점유율 얼마나 더 늘까

12일 CJ대한통운은 2.19% 하락한 22만35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은 떨어졌지만 연저점인 18만6000원(4월5일)보다는 20% 넘게 오르는 등 2분기 들어 꾸준한 상승세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의 2분기 매출은 1조4932억원, 영업이익은 585억원으로 전년보다 17%, 30%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준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핵심 사업인 택배와 계약물류(CL) 사업이 모두 안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모바일 쇼핑 거래액이 급증하면서 커진 택배시장의 수혜를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1분기 CJ대한통운의 국내 택배시장 점유율은 43.5%로 2년 전(36.4%)보다 7%포인트 이상 늘었다. 배송 경쟁이 심화되면서 ‘규모의 경제’로 운임 경쟁력을 갖춘 대형사들의 점유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택배시장 평균 운임이 약 2400원인 데 비해 CJ대한통운은 2023원밖에 되지 않는다”며 “적극적인 고객 유치 전략으로 앞으로 점유율을 더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소형 화물차 등록 규제를 완화할 것이란 전망도 CJ대한통운엔 호재라는 분석이다. 정부는 지난 5일 발표한 ‘서비스경제 발전전략’에서 하반기 중 화물운송업 발전 방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통제해온 배송용 화물차 수급 규제를 폐지하고 앞으로는 자유롭게 소형 화물차 영업을 할 수 있도록 전환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CJ대한통운에는 화물차 공급 부족에서 벗어날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규제 완화로 쿠팡 등 유통업체들의 자체배송이 활발해지면 장기적으로는 택배사들의 가격 협상력이 떨어질 것이란 전망도 없지 않다. 이에 대해 강동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물류 네트워크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선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다는 것을 감안할 때 부정적 영향보다 긍정적인 영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추가 M&A 가능성 높다”

지난 3월 인수 절차를 마무리한 중국 룽칭물류와의 시너지도 가시화되고 있다. 룽칭물류는 중국 1위 콜드체인(신선 물류) 업체로,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냉장·냉동식품 물류시장을 장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백재민 CJ대한통운 재무담당 상무는 “룽칭물류와의 인수 후 통합(PMI) 작업이 마무리되면 중국 물류사업이 한 단계 도약할 것”이라며 “한국과의 시너지도 상당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CJ대한통운의 중국 고객들은 주로 한국계 회사들이었지만 룽칭물류를 인수하면서 다국적 기업 등으로 고객사가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CJ대한통운 중국법인의 1분기 매출은 7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6% 늘었다. 룽칭물류 인수 이후 중국 내 배송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면서 다양한 고객들이 CJ대한통운에 수송을 맡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해외 사업 확장을 위한 추가 인수합병(M&A)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주가엔 긍정적이란 분석이다.

류제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한국 기업들을 상대로 물류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는 동남아시아 지역 기업들이 다음 M&A 목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