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 치료제 개발사인 바이오리더스 주가가 상장 첫날 크게 떨어졌다. 장이 열리자 벤처캐피털(VC) 등 재무적 투자자들이 상장 전에 보유했던 바이오리더스 주식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바이오리더스 외에도 상장을 앞둔 기업 중 유통가능 주식 수가 많은 회사들이 적지 않아 공모주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7일 바이오리더스는 시초가인 1만7000원에 비해 16.96% 내린 1만4200원에 마감했다. 공모가인 1만5000원보다 낮은 가격이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거래된 종목 중 하락률이 가장 높았다.

바이오리더스가 급락한 것은 유통가능 주식 수 비율이 지나치게 높았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바이오리더스의 전체 상장 주식 중 67.9%는 상장 당일부터 거래가 가능하다. 상장 후 유통가능 주식은 전체 주식에서 보호예수 물량을 뺀 것이다.

한국거래소는 회사가 상장할 때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등이 가진 주식은 최장 1년간 팔 수 없도록 보호예수 규정을 두고 있다. 하지만 VC 등 전문투자자들은 투자한 지 2년이 지났다면 보호예수 없이 바로 주식을 내다팔 수 있다. 투자기간이 2년 미만이라면 한 달 동안 보호예수 대상이 된다.

바이오리더스에 투자한 VC 관계자는 “바이오리더스의 VC 투자 지분은 전체의 절반 수준”이라며 “2014년 이전에 3000~5000원가량에 지분을 산 VC들이 상장으로 유동성이 확보되자 첫날 공모가 수준에 차익을 실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상장을 앞둔 기업 중에도 바이오리더스처럼 유통가능 주식 수 비율이 높은 곳이 적지 않다. 다음달 초 상장 예정인 팍스넷 주식 중 52.07%는 상장 첫날부터 거래될 수 있다. 카메라 이미지센서 제조업체인 옵토팩은 상장 직후 유통가능한 주식 수가 전체의 64.91%를 차지한다.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9개사 중 이들 2곳을 제외한 7곳의 평균 유통가능 주식 수가 30%가량임을 감안하면 높은 수치다. 더욱이 옵토팩은 자프코아시아테크놀로지펀드3, 현대기술투자 등 재무적투자자들이 보유 중인 물량만 30%에 달한다. 상장 후 언제든지 차익을 실현할 가능성이 있는 물량이다.

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새내기주의 재무적 투자자들이 추가 상승을 기대하는 대신 상장 직후 차익 실현에 나서는 사례가 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VC 투자를 많이 받은 코스닥기업은 상장 초기에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는 경우가 많다”며 “공모주 투자 시 유통 가능한 주식 수를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