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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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부터 공매도 거래 내용이 매일 공개되면서 공매도 관련 정보를 활용해 투자 기회를 포착하려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공매도 잔액 물량 비중이 높으면서 실적이 뚜렷하게 개선되고 있는 종목들의 경우 공매도 투자자가 뒤늦게 주식을 다시 사들이는 ‘쇼트커버링’ 효과로 주가가 뛰어오늘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카카오 호텔신라 파라다이스 등이 눈길을 끌고 있다.

○공매도, 또 하나의 투자기준

민낯 드러낸 공매도 시장…미인주 찾아볼까
셀트리온은 6일 코스닥시장에서 전날보다 3.69% 내린 9만9100원에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가 이날 96억원어치를 순매도한 탓에 7거래일 만에 하락했다. 이날 셀트리온의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쳐 8위에 달한다. OCI도 이날 3.06% 내리는 등 전날 공매도 잔액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 종목 상당수가 떨어졌다.

OCI는 지난달 30일 기준 발행주식 2384만9000주 가운데 11.92%(284만3000주)가 공매도 대상에 올랐다. 유가증권시장 종목에서 공매도 잔액 물량 비중이 가장 높았다. 호텔신라(10.59%) 삼성중공업(9.37%) 현대상선(6.63%) 코스맥스(6.23%) 파라다이스(4.74%) 등이 뒤를 이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셀트리온(9.35%) 메디포스트(5.64%) 바이로메드(5.39%) 씨젠(5.25%) 카카오(4.92%) 순이었다. 공매도 잔액 물량은 공매도 공시제도 도입으로 이번에 처음 공개됐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이들 종목에서 쇼트커버링 수혜주를 추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공매도 물량이 많은 만큼 쇼트커버링 효과도 클 것이기 때문이다. 통상 공매도 투자자는 손실을 줄이기 위해 ‘깜짝 실적’을 발표하는 기업들에 대한 공매도 물량을 빠르게 청산하는 경우가 많다.

○쇼트커버링, 누가 수혜 입을까

증권가는 공매도 잔액 비중이 높은 종목 가운데 2분기 실적이 크게 향상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종목 찾기에 분주하다. OCI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32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22.5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백영찬 현대증권 연구원은 “OCI는 2분기 태양광 폴리실리콘 부문에서 2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내며 전 분기 대비 흑자전환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실적을 고려할 때 10만원을 밑도는 현 주가는 저평가 돼 있다”고 말했다.

공매도 물량이 몰린 카카오와 호텔신라 파라다이스 등 내수주도 작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우려로 실적이 부진했던 기저효과 등으로 2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17~270%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윤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호텔신라가 운영하는 신라아이파크면세점 사업이 2분기 들어 흑자전환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면세점 사업 경쟁력이 올라가면서 하반기 실적이 크게 호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라다이스 등 카지노주도 기저효과를 바탕으로 3분기 크게 개선된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공매도 잔액 물량이 높다고 해서 쇼트커버링 수혜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실적을 비롯한 기업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허약한 종목의 경우 공매도 물량이 줄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서다. 삼성중공업과 현대상선 등이 대표적이다. 주가수익비율(PER)이 업종 평균을 크게 웃돌거나 수년 동안 영업손실을 이어가는 종목은 공매도 물량이 되레 더 쌓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