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아반떼. 사진 출처=현대자동차 홈페이지
신형 아반떼. 사진 출처=현대자동차 홈페이지
현대차의 2분기 실적 전망이 어둡다. 신형 아반떼(수출명 엘란트라) 신차 효과가 발휘되지 못하면서 판매량이 예상보다 저조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개별소비세 인하도 끝난터라 하반기 실적 개선 역시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올 2분기 컨센서스(시장 평균 추정치)를 밑도는 성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분기 판매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했다는 이유에서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1조6600억원으로 작년 동기 보다 5.1% 감소하고, 매출은 5.3% 증가한 24조원을 기록할 것"이라며 "이는 기존 컨센서스보다 각각 1.2%, 3.9% 낮은 수치"라고 말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도 "2분기 현대차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 감소한 1조6166억원에 그칠 것"이라며 "2분기에도 영업이익 감소세가 이어졌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현대차의 2분기 실적이 호조를 보일 것으로 기대했다. 재고 문제로 부진했던 1분기와는 달리 2분기에는 볼륨카인 신형 아반떼가 출시되는 등 실적 상승 동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현대차의 2분기(4~6월) 자동차 판매량은 시장 기대에 못 미쳤다. 올 2분기 현대차는 작년 동기보다 5.39% 증가한 128만6326대를 판매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개별소비세 인하, 신차효과 등을 감안했을 때 판매량이 예상보다 저조하다"며 "재고소진 등 기존에 시장이 기대했던 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특히 신형 아반떼의 신차효과가 미국 등 해외에서 전혀 힘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판매량이 부진했다는 분석이다.

통상적으로 신차가 나오면 판매량이 증가하지만, 신형 아반떼의 미국 판매량은 계속해서 감소했다. 미국 시장에서 아반떼 판매량은 4월에 43.6%, 5월에 5.3%, 6월에 15.8%씩 줄었다.

문용권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시장의 경트럭 수요가 높아지면서 승용 세단 수요가 감소했다"며 "신형 아반떼를 출시하면서 인센티브가 줄어들자 소비자 체감가격 인상 효과도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하반기에도 현대차 실적이 개선되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지난달 개소세 인하가 종료되면서 한동안 국내시장에서 수요절벽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데다가 출시될 신차도 거의 없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개별소비세 인하가 종료되면서 지난해 8월 이후로 지속됐던 정책효과는 소멸될 예정"이라며 "정부에서 노후 경유차에 대한 폐차 인센티브 지원 정책을 발표했지만 단기적인 내수 수요의 급감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동안 내수시장 판매 호조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아프리카, 중공 등을 중심으로 한 신흥국 시장의 수출 부진을 상쇄했었다는 측면에서 내수 수요 공백에 따른 타격은 클 것으로 보인다.

권 연구원은 "이제는 내수의 수요 공백을 어떻게 보전하느냐가 관건"이라며 "기타시장의 회복을 기다리거나 신규시장 개척을 통한 수요처 다변화 등의 전략을 짜야한다"고 말했다.

김근희 한경닷컴 기자 tkfcka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