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한국 증권시장엔 오히려 호재가 될 것이란 전망이 유력 외국계 증권사에서 나왔다.

나한익 노무라증권 한국법인 투자전략실장은 1일 ‘2016년 하반기 한국 주식시장 및 경제 전망’을 주제로 한 기자간담회에서 “브렉시트로 미국의 금리 인상이 늦춰졌고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며 “한국 기업들의 이익이 전년 대비 16% 가까이 늘어나면서 코스피지수가 올 연말 2150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저금리 환경, 달러 강세, 낮은 유가, 중국의 산업 구조조정 움직임 등이 수출기업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유망 업종으로는 전기전자, 정유화학, 은행 등을 지목했다. 최선호주인 삼성전자는 최대 경쟁사인 애플의 부진이 깊어지면서 당분간 견조한 실적을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은행주는 저평가 및 고배당 매력이 주가 재평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 실장은 “한국 기업들의 배당성향이 50%를 넘으면 ‘코리아디스카운트’가 해소되면서 코스피지수는 3000선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전체적인 한국의 경제 상황은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권영선 노무라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2%로 0.3%포인트 하향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한국은행이 연중 두 차례의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 기준금리가 0.75%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금리 인상 시점은 기존 9월 예상에서 12월로 늦춰질 것이라고 봤다.

정부가 1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발표했지만 효과는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사회간접투자가 아니라 구조조정을 지원하기 위한 추경예산은 경기부양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