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 변동성 확대…스무딩 오퍼레이션 포함한 안정화 조치"
"한국 대외건전성, 재정 여력 세계 최고 수준"
"지역 금융 안전망 등 지역간 통화스와프도 논의 검토"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에 대해 "가용 가능한 수단을 모두 동원해 외환과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최 차관은 2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정부는 이번 브렉시트 결과가 우리 경제에 야기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범정부적으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차관은 "특히 주요 통화의 움직임과 외환시장, 외화자금시장, 외국인 자금 유출입 등을 면밀히 보겠다"며 "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만큼 스무딩 오퍼레이션을 포함한 시장 안정화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금융과 실물 관련 부처가 참여하는 관계기관 합동 점검반을 즉시 가동해 국내외 경제와 금융시장 상황을 면밀히 검토하겠다"며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수시로 열고 필요하면 부총리 주재 관계부처장관회의를 열어 종합적인 대응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최 차관은 "금융사의 외화 유동성 상황도 면밀히 점검하겠다"며 "금융 변동성이 수출 등 실물 부분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관련 부처와 협의를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는 이날 오전에 이어 두 번째로 열렸다.

최 차관은 "당초 시장은 영국의 잔류를 예상했지만, 영국탈퇴로 결정됨에 따라 향후 영국 및 글로벌 금융시장의 상당한 혼란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거시경제금융회의를 다시 연 이유에 관해 설명했다.

브렉시트로 인한 영향에 대해서는 "글로벌 시장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므로 당분간 금융시장을 중심으로 부정적인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우리는 경상수지 흑자와 외환보유액 등 대외건전성과 재정 여력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정부는 그동안 점검해온 상황별 대응에 따라 신속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설명했다.

국제공조 계획도 밝혔다.

최 차관은 "이번 브렉시트 결정에 대해 주요 7개국(G7)과 유럽중앙은행(ECB) 등이 공동으로 시장 안정화 조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며 "우리도 한·중·일 국제금융기구와 국제공조를 통해 조속한 시장 안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번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총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주요국과의 국제공조를 강화하는 장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AIIB 총회는 오는 25일부터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다.

한편 최 차관은 이날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통화스와프 등 대응 여부에 대해 "주요 20개국(G20)에서도 글로벌 금융안전망과 관련해 논의하고 있다"며 "국제통화기금(IMF)을 포함한 국제금융기구 자금과 지역 금융안전망을 통해 지역 간 통화스와프도 같이 논의·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자 간 통화스와프 검토에 대해서는 "제가 지역이라고만 말했다"며 당장은 검토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24시간 관계기관 점검반을 가동하고 있고, 이제 선진국 국제금융시장이 열릴 테니 밤새 국제금융시장 동향을 보겠다"며 "내일 오전 일찍 점검하고, 어떤 식으로 대응할지도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브렉시트의 영향으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도 수정되는지 묻는 말에는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 외화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Liquidity Coverage Ratio)을 규제하는 등 선제적으로 대응했다"며 "기존 경제정책방향에도 상황별 대응계획에 따라 대응한다고 밝혀 특별히 바뀔 것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실물 경기에서 영국에 직접적인 노출은 크지 않아, 당장의 영향은 제한적으로 보인다"면서도 "전체적으로 글로벌 시장 경제 변동에 따라 영향이 있을 수는 있다"고 말했다.

가용 수단을 모두 동원해 외환·금융시장 안정시키겠다고 한 발언과 관련 정부의 단호한 의지를 표명한 것인지 묻는 말에는 "그렇게 이해해 달라"고 답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laecorp@yna.co.kr